HERI 뉴스
홍성철 교수, 주주 268명 인터뷰·설문 
세계에 유례가 드문 국민주 언론사 주주들 
투자보다 바른 언론에 대한 열망으로 참여 
“텔레비전 방송 진출하면 추가출자 뜻 있어”

00500100_20180515.JPG

<한겨레>는 국민주 방식으로 태어나 30년 동안 그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 언론을 통틀어 드문 사례다. 한겨레의 자본금을 제공하고 30년간 지켜본 국민주주들은 무얼 생각할까? 이 세미나에서 ‘한겨레신문 국민주주 연구’를 발표한 홍성철 경기대 교수(미디어영상학)는 이에 대한 답을 찾아 창간주주 10명을 2회에 나눠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했으며, 지역에 거주하는 주주 등 8명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아울러 국민주주 250명을 인터넷 설문조사했다(4월18일부터 10일간, 1614명 주주에게 설문 발송).

인터뷰와 설문에 답한 국민주주들은 창간에 동참한 계기로 “새로운 언론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42.8%),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34.4%), “당시 언론에 대한 실망”(13.2%) 등을 꼽았다. 대학생으로 새벽에 신문배달을 하던 김아무개(50)씨는 “땀 흘려 번 돈을 좀 더 가치있게 쓰기 위해 두달 넘게 모은 10만원으로 20주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많은 주주가 한겨레의 브랜드 가치는 “국민모금으로 창간된 점”(42.4%)에서 온다고 꼽았다. “정권에 대한 견제와 비판 의식”(20.0%), “편집국의 독립성 보장”(16.8%), “시민사회 의견 반영”(7.2%) 등도 주요한 자산이라고 봤다.

설문에 응한 주주 중 61.6%가 현재 종이신문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었다. 구독하지 않는다는 응답 중 26.9%는 “논조가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라 답했다. 논조에 대한 비판 이유는 “초기의 창간정신을 잃어버리고 친시장주의로 가고 있다”거나 “제도 언론으로 안착하려고 한다” 등이었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한겨레 기자들의 전문성(5점 척도 중 3.40), 윤리성(3.58), 사명감(3.54), 성실함(3.48%) 등을 비교적 높게 평가했다.

주주들은 한겨레의 ‘편집권 독립’이나 ‘독자 의견 반영’ 정도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인 견해는 각각 6.4%와 16.4%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주 의견을 경영에 잘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응답이 26%로 앞의 두 항목에 비해 다소 높았다. 주주들이 자신의 의사가 미흡하게 반영되는 분야로 꼽은 대표적 사례는 대표이사 선출 절차였다. 한겨레는 2000년대 초 경영이 어려울 때 사원들의 퇴직금 일부를 출자전환해 사원 지분이 높아졌다(2017년 현재 사주조합이 21.65% 소유). 사원 투표로 대표이사 후보를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현재의 절차를 두고 일부 주주는 “국민주 성격이 퇴색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개선 방안을 묻는 설문에서 △사원주주들의 의결권 제한(5점 중 2.51) △시민단체 등 외부 명망가 그룹의 사장 선출위원회 구성(2.53) △일반주주 의견이 100% 반영되는 사장 선임(2.81)보다는 지금처럼 사원이 선발(3.18)하거나, 여기에 주주 의견을 일부 반영하는 구조(3.38)를 더 선호했다.

한겨레 출범 당시 청년이던 주주들은 한겨레와 함께 나이가 들었다. 1988년에 20대와 30대가 61%이던 주주 구성은 2018년 현재 20대가 2.7%, 30대가 6.7%에 불과하고, 50대와 60대가 60.5%를 차지하게 됐다. 주주가 신문과 인터넷 콘텐츠의 핵심 독자란 점을 고려하더라도 20~30대 주주들을 더 유입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홍 교수는 지적했다.

종이신문으로서 한겨레의 위상이 10년 뒤에도 유지될지에 대해 주주들은 회의적으로 봤다. “경영이 매우 어려워질 것”(31.2%)과 “다소 어려울 것”(55.2%) 등의 의견이 많았다. 주주들 중 61.2%는 한겨레가 종편과 같은 텔레비전 방송에 진출한다면 주식 구입 등의 방식으로 동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노동자 출신 여성 시장’은 부산 정치패러다임의 변화 상징”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④박주미 정의당 부산시장 후보 진학 대신 ‘공순이’로 보낸 청소년기 20대 초반 우연히 들은 야학에서 “노동은 부끄럽지 않다” 깨달아 “당선되면 노동부시장제 도입해 부산을 ...

  • HERI
  • 2018.05.29
  • 조회수 292

“갈수록 높아지는 계층 장벽…시장주도 성장과 포용 정치로 풀어야”

‘장벽사회 대한민국-실태와 해법’ 토론회 “격차 큰 사회에서 장벽 넘을 수 없는 사회로 변화 교육·노동시장, 상속자본, 기득권 카르텔의 장벽이 불평등 심화·확대…성장·연대·평등·사회혁신 필요” “사회경제적 약자 대표하는 정...

  • admin
  • 2018.05.28
  • 조회수 347

“옳은 말보다 필요한 건 주민 곁에 있는 것”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③ 이향희 노동당 울산 중구 구의원 후보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 낙선 뒤 “와닿지 않는 구호 외치는 대신 옆에서 일하는 사람 돼야” 깨닫고 동네 골목 누비며 ‘주민 속으로...

  • HERI
  • 2018.05.28
  • 조회수 311

우리가 언제 제대로 놀아봤다고! 6·13에 나타난 ‘놀 자유’

도전 6·13 ― 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② 이재헌 우리미래 청주시의원 예비후보 독특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는 이재헌 우리미래 충북 청주시의원 예비후보. 이재헌 예비후보 제공 “일해야지, 정규직 돼야...

  • HERI
  • 2018.05.23
  • 조회수 336

사회적경제기업-중소기업 포용성장 ‘한 식구’

중소기업주간 사회적 경제 축제 열려 주류 경제조직으로서 역할 자리매김 신보, 사회적 금융 ‘마중물’ 역할 금융에 인간적·사회적 가치 담아 지난 1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신용보증기금 주최로 ‘사회적 경...

  • HERI
  • 2018.05.23
  • 조회수 361

“평양냉면 받고 양념치킨 주자”…‘젊은것들’의 발랄한 평화 그리기

평화교육 시민단체 ‘피스모모’ 주최 2030 청년들의 ‘남북과 평화’ 이야기 ‘젊은것들’의 발랄한 상상마당 펼쳐져 “평화란 무언가 거대한 게 아니라 결국 사람들이 만나는 일 아닐까” 지난 4일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열린 '...

  • HERI
  • 2018.05.23
  • 조회수 354

시민 종잣돈으로 탄생한 청년들의 든든한 삶터

시민들의 자발적인 출자기금 토대로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청년들에 보증금 지원 청년주택 ‘터무늬있는 집’ 1호점 열어 올해 서울·경기 2·3호점 오픈 목표 서울 강북구 번동 신한주택 옥상에서 열린 ‘터무늬있는 집’ 1호점 집들...

  • HERI
  • 2018.05.23
  • 조회수 297

대학가는 지금…‘사회혁신의 요람’으로 진화 중

[더 나은 사회] 사회혁신 역량 개발 프로그램 줄이어 ‘아쇼카 U 체인지메이커 캠퍼스’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성 움직임 활발 기업들도 혁신 생태계 지원에 적극적 지난해 9월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IF 페스티벌'에 한양여...

  • HERI
  • 2018.05.23
  • 조회수 312

미디어 꿰뚫는 경제학자 ‘카제’는 누구?

저발전과 정보결핍의 상관관계 연구 <미디어 구하기>로 저널리즘총회 특별상 10월30~31일 제9회 아시아미래포럼에 <21세기 자본> 저자이자 남편 피케티와 참석 카제 교수가 파리정치대학 자신의 연구실에서 미디어의 현실과 대안에 대...

  • HERI
  • 2018.05.23
  • 조회수 260

창간주주 62% “한겨레 구독중”, 비구독 27% “논조 달라져”

홍성철 교수, 주주 268명 인터뷰·설문 세계에 유례가 드문 국민주 언론사 주주들 투자보다 바른 언론에 대한 열망으로 참여 “텔레비전 방송 진출하면 추가출자 뜻 있어” <한겨레>는 국민주 방식으로 태어나 30년 동안 그 성격...

  • HERI
  • 2018.05.15
  • 조회수 347

‘언론사가 본받아야 할 모델’ 꼽힌 프랑스 ‘메디아파르’는

르몽드 출신 기자 등 4명 설립 주도 10년 사이 유료독자 16만명 급성장 탐사보도 집중…광고 없이 구독료로 운영 메디아파르는 프랑스어로 ‘참여적 매체’란 뜻이다. “우리의 구독자만이 우리를 살 수 있다”는 글귀를 사무실에...

  • HERI
  • 2018.05.15
  • 조회수 288

34살 파리정치대 교수 “위기 넘는 힘, 한겨레 같은 독립언론”

[인터뷰] ‘미디어 구하기’ 쥘리아 카제 교수 쥘리아 카제 교수는 “의무교육이 끝난 뒤에도 한 개인을 시민으로 만들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재가 미디어”라며 “정부가 미디어 산업에 개입해 규제하고 지원하는 이유도 ...

  • HERI
  • 2018.05.15
  • 조회수 272

“20대가 정치하는 게 뭐 어때서요? 586도 그때 다 했는데”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①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년·고소득층 된 기존 정치인, 사회 요구 발 못 맞춰 성차별·억압 없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만들 것… 당선 안돼도 5%만 득표하면 머잖...

  • HERI
  • 2018.05.15
  • 조회수 308

국민청원, 전자민주주의 공론장으로 진화할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청와대 국민청원’ 분석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여론조사 업체 오피니언 라이브,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을 분석해보니, 언론 보도가 청원의 계기인 경우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

  • admin
  • 2018.05.11
  • 조회수 357

국민청원, ‘떼법’ 아닌 성평등·인권 등 ‘사회권 보장’ 요구 높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빅데이터 분석 2만명 이상 동의한 158건 중 45% ‘인간다운 생활’할 권리에 관심 제도개선 통한 공적 문제 해결 요구 52.5% 사적 분노표출·하소연은 12%에 그쳐 “국민이 원하는 세상 보여주는 실험” (※ 클...

  • HERI
  • 2018.05.09
  • 조회수 314

“사람들이 돌아오는 구례”…사회적경제 클러스터의 마법

[더 나은 사회] 2014년 용방면에 문 연 ‘자연드림파크’ 500명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에 활력 사회적 경제가 지역재생 가능성 열어 “이론이 필요 없는 클러스터의 모델” 새싹농사체험장 담당자 김일오 차장이 지역 주민의 도...

  • HERI
  • 2018.05.04
  • 조회수 589

클리블랜드가 보여준 지역재생 모델

[더 나은 사회] 산업 공동화 지역의 자생력 회복 전략 병원 등 앵커조직과 협동조합이 연계 2009년 설립된 에버그린 세탁 협동조합은 클리블랜드 안에서 실업 및 빈곤 문제가 심각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위키피...

  • HERI
  • 2018.05.04
  • 조회수 520

시민이 함께 소유하는 ‘사회적 부동산’…상상을 넘다

부동산을 ‘시민 공유자산’으로 만들자는 ‘리:커머닝 선발대회’ 열려 27일 서울 녹번동 청년허브에서 열린 ‘리:커머닝 선발대회’ 선정 단체와 심사위원, 참가 시민들. 지원 대상으로는 재단법인 설화(왼쪽부터), 사부작, 우리동네...

  • HERI
  • 2018.05.02
  • 조회수 261

‘시민’은 왜 세월호를 잊지 않는가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 유가족의 멈추지 않는 진상 규명 요구가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 참여 이끌어내 ‘부정의’ 해결하려는 자발적 욕구 더해지고 추모의 일상화 진행되며 시민들 삶도 ‘재건’ ...

  • HERI
  • 2018.04.24
  • 조회수 257

"국민연금 기금은 줄어드는 게 당연…보험료 높이는 게 바람직"

‘사회보장 최저선 권고안’ 하게메예르 명예교수 ― 연금 최고 전문가 김연명 교수 대담 현재 기금은 연금급여 29년치…1~2년치가 적당 보험료 안 올리면 급여액은 줄 수밖에 없어 노사정이 합의해 보험료 인상 시기·규모 정해...

  • HERI
  • 2018.04.17
  • 조회수 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