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시민’은 왜 세월호를 잊지 않는가

HERI 2018. 04. 24
조회수 666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

유가족의 멈추지 않는 진상 규명 요구가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 참여 이끌어내
‘부정의’ 해결하려는 자발적 욕구 더해지고
추모의 일상화 진행되며 시민들 삶도 ‘재건’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에 참가한 김민환 한신대 교수(왼쪽부터),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제공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에 참가한 김민환 한신대 교수(왼쪽부터),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제공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 규명 요구 여론을 확산시키고 유가족들의 뒤를 받쳐준 ‘배후’는 보통의 시민들이었다. 시민단체 활동가도 ‘운동권’ 출신도 아닌 수많은 이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노란 리본을 나눠준 건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들의 행동이 “자신들의 삶을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한국사회학회 등이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전남 목포 목포대에서 주최한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의 발제를 통해서다.


유 연구위원은 세월호 관련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3년 이상 지속한 30~50대 가운데 사회운동 경험이 없는 7명, 경험이 있는 3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바탕으로 세월호 직후의 애도가 전국 규모의 사회운동으로 부상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재난 상황 후 슬픔과 방황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원봉사나 추모를 하는 것은 삼풍 백화점 붕괴나 대구 지하철 참사 때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세월호 이후의 시민활동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멈추지 않고 진상규명을 요구함으로써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낸 덕분이며, 시민들은 도덕적·정치적 죄책감과 부채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했다는 게 그의 풀이다.


그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관심이 줄어들고 정치권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적대적으로 변한 2014년 여름을 기점으로 시민들의 참여 동기와 공간이 변화했다”며 “처음에는 사건 자체에 의한 충격이 동력이 되었지만, 이후에는 사회 부정의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민들이 추모 활동 공간을 광화문이나 합동분향소 등의 주요 거점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옮기며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세월호 활동의 결과로 시민들이 다른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으며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다루고 견뎌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커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들이 활동 과정에서 조직 운동에 거부감을 보였으며, 조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회적 성취를 이루었다는 점을 참고하여 기존 사회운동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의 또 다른 발제자인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는 재난 이후의 사회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는 ‘공동체 회복’ 담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4·16 관련 시설 및 단체는 피해자들의 심리 치료를 통해 공동체 회복을 추구하지만,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피해자를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사회를 회복할 수 없다. 비피해자들이 받는 상처를 이해하고 피해자와 비피해자를 나누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진상규명은 대통령이나 정부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함께해야 가능하다”며 시민들의 활동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진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연구원 jysong@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41308.html#csidx8d0bc85734d767c8374a2fbecac9d3b onebyone.gif?action_id=8d0bc85734d767c8374a2fbecac9d3b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클리블랜드가 보여준 지역재생 모델

[더 나은 사회] 산업 공동화 지역의 자생력 회복 전략 병원 등 앵커조직과 협동조합이 연계 2009년 설립된 에버그린 세탁 협동조합은 클리블랜드 안에서 실업 및 빈곤 문제가 심각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위키피...

  • HERI
  • 2018.05.04
  • 조회수 989

시민이 함께 소유하는 ‘사회적 부동산’…상상을 넘다

부동산을 ‘시민 공유자산’으로 만들자는 ‘리:커머닝 선발대회’ 열려 27일 서울 녹번동 청년허브에서 열린 ‘리:커머닝 선발대회’ 선정 단체와 심사위원, 참가 시민들. 지원 대상으로는 재단법인 설화(왼쪽부터), 사부작, 우리동네...

  • HERI
  • 2018.05.02
  • 조회수 664

‘시민’은 왜 세월호를 잊지 않는가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 유가족의 멈추지 않는 진상 규명 요구가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 참여 이끌어내 ‘부정의’ 해결하려는 자발적 욕구 더해지고 추모의 일상화 진행되며 시민들 삶도 ‘재건’ ...

  • HERI
  • 2018.04.24
  • 조회수 666

"국민연금 기금은 줄어드는 게 당연…보험료 높이는 게 바람직"

‘사회보장 최저선 권고안’ 하게메예르 명예교수 ― 연금 최고 전문가 김연명 교수 대담 현재 기금은 연금급여 29년치…1~2년치가 적당 보험료 안 올리면 급여액은 줄 수밖에 없어 노사정이 합의해 보험료 인상 시기·규모 정해...

  • HERI
  • 2018.04.17
  • 조회수 654

"중앙정부 권한, 광역단체 아닌 기초단체에 배분해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 토론회 하승우 이음 연구위원 “연방제 준하는 분권국가 만들려면 주민 실제 생활 단위에 자치권 줘야” 강원택 서울대 교수 “지역마다 경제·사회·문화 특성 달라 자치구조 다양화 뒤 주민이 선택하...

  • HERI
  • 2018.04.17
  • 조회수 671

“저출산 해결하는 건 출산 장려 정책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체제”

참여연대-비판복지학회 공동포럼 윤홍식 인하대 교수 “저출산은 인구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 저하와 소득 불평등이 원인 복지체제 변화와 함께 성평등 이뤄져야” 윤홍식 인하대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저출산을 해결하려면 출산...

  • admin
  • 2018.04.13
  • 조회수 765

재능 나누는 재미 쏠쏠, 이웃 간 쌓는 정이 폴폴

[더 나은 사회] 기획/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② 김밥 만들기·손바느질 등 혼자서는 힘들던 ‘숙원사업’ 동네의 숨은 고수 만나 함께하니 정보·친구 모두 얻는 ‘일석이조’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희망제작소가 진행하는 ‘...

  • HERI
  • 2018.04.13
  • 조회수 849

"이젠 '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은 사회' 만들었으면"

[짬] ‘꿈틀리 인생학교’ 운영하는 오연호 이사장 를 주제로 2016년 7월 경기 파주 교하고교에서 열린 500회째 강연회 모습." alt="진보매체 대표기자이자 ‘꿈틀리 인생학교’를 운영중인 오연호 이사장이 두번째 행복론 책을 냈...

  • admin
  • 2018.04.12
  • 조회수 618

한 지붕 한 가족 되니 힘이 '두 배'

[더 나은 사회] 공동자금 모아 만든 공유공간 ‘나눔’ 사회적 경제 조직 등 한 건물에 모여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공유공간 ‘나눔’ 스케치 전경. 지난해 11월 광진주민연대는 회원과 입주단체들이 공동으로 자금을 ...

  • admin
  • 2018.04.12
  • 조회수 832

소소하지만 위대한 돈, 지역에 생기 불어넣는 '공동체 기금'

[더 나은 사회]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위해 ‘십시일반’ 시민단체와 사회적 경제 공동 기금 조성 지역공동체 이익과 발전 위해 운용 민간 주도 사회적 금융 생태계 씨앗 지난 1월 열린 관악공익활동가대회에서 관악뿌리기금의...

  • admin
  • 2018.04.12
  • 조회수 834

마을정치의 힘으로 '세월호 이후' 희망 찾기

[더 나은 사회] 6·13 지방선거 출사표 던진 마을공동체 활동가들 아이들 못 지킨 죄책감 ‘가만히 있으라’에 분노 등 출마 결심 이유 제각각이지만 삶을 바꾸는 게 먼저라는 인식과 생활정치의 권력 교체에 ‘공감 6·13 지방...

  • HERI
  • 2018.04.10
  • 조회수 1050

“공공성·사회적책임 담은 ‘좋은 일자리’ 창출하려면 사회적 대화 필수”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 스크랩 프린트 크게 작게 보건의료노조 20주년 국제 세미나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 노동기본권, 일과 생활 균형, 사회적 대화 등 10개 범주로 구성한 ‘좋은 일자리’ 지표 제안 “지난해 ...

  • admin
  • 2018.03.02
  • 조회수 860

“재범률 낮아지면 투자 수익률 오른다”…임팩트 투자를 아시나요?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 스크랩 프린트 크게 작게 영국 빅소사이어티캐피털 로널드 코헨 회장 인터뷰 일본·인도 등 아시아 정부도 임팩트 투자 시장 조성 정부, 새로운 시장 생태계 촉매제 역할에 적극 나서야 지난 22일 로널...

  • admin
  • 2018.02.27
  • 조회수 1506

20대는 왜 문을 박찼나

‘문 대통령 잘 못한다’ 비율 18.4%로 전 연령대서 가장 높아… 희망 앗아간 주범은 ‘일자리’제1201호 등록 : 2018-02-26 17:44 수정 : 2018-02-27 09:58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 스크랩 프린트 크게 작게 문재인 대통령이 201...

  • admin
  • 2018.02.27
  • 조회수 833

열린 소통, 닫힌 미래 정책으로 답하라

문재인 선택한 2030세대 6명의 문 정부 9개월 평가… 소통 능력 높이 평가하지만 부동산·비정규직·남북관계 등 정책 해법 제시해야제1201호 등록 : 2018-02-26 17:38 수정 : 2018-02-27 09:58 2017년 5월8일 저녁, 당시 문재인 더...

  • admin
  • 2018.02.27
  • 조회수 1395

‘같은 듯 다른’ 문 지지자들

2016년 가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를 겪은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광장 민주주의를 통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한 국민들은 2017년 5월 제19대 대선...

  • admin
  • 2018.02.27
  • 조회수 1390

“산별교섭 법제화, 단계적 접근 필요”

보건의료노조 산별노조 20주년 토론회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기업별 교섭 강제하는 현행법 한계 극복 필요 무리한 노사정 대타협보다 소합의부터 시작해야” 26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산별...

  • admin
  • 2018.02.27
  • 조회수 1416

“여기가 맛집” 깨알 정보 나누며 어느새 ‘동네 친구’

[더 나은 사회] 기획/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① 10대부터 60대까지 세대 뛰어넘어 동네 맛집, 세탁소, 놀이터부터 동파 대처요령 등 이야기해보니 ‘삭막한 아파트’ 아닌 ‘이웃’과 함께할 다양한 아이디어 나와 “공동체의...

  • admin
  • 2018.02.19
  • 조회수 1415

“나이 들어 잘 모르는데 일할 기회 알려줘 고마워”

[더 나은 사회] 기획/집이 복지다③ SH ‘찾아가는 임대주택 일자리 상담’ 살펴보니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임대주택 일자리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울 가양동 주민 안경조씨(오른쪽 위)와 박종문씨(오른쪽 아래). 박종문...

  • admin
  • 2018.02.19
  • 조회수 681

“변방이 더 교조적” 떠올리게 한 한국 경제학자들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 스크랩 프린트 크게 작게 HERI의 눈 현 정부 경제정책 ‘조롱’ 넘쳐난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소득주도성장은 “듣보잡”, 이유 설명도 토론도 생략 “규제 완화” 되뇌는 시장주의 처방은 게으르고 무책...

  • admin
  • 2018.02.14
  • 조회수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