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시민’은 왜 세월호를 잊지 않는가

HERI 2018. 04. 24
조회수 256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

유가족의 멈추지 않는 진상 규명 요구가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 참여 이끌어내
‘부정의’ 해결하려는 자발적 욕구 더해지고
추모의 일상화 진행되며 시민들 삶도 ‘재건’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에 참가한 김민환 한신대 교수(왼쪽부터),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제공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에 참가한 김민환 한신대 교수(왼쪽부터),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제공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 규명 요구 여론을 확산시키고 유가족들의 뒤를 받쳐준 ‘배후’는 보통의 시민들이었다. 시민단체 활동가도 ‘운동권’ 출신도 아닌 수많은 이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노란 리본을 나눠준 건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유해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들의 행동이 “자신들의 삶을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한국사회학회 등이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전남 목포 목포대에서 주최한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의 발제를 통해서다.


유 연구위원은 세월호 관련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3년 이상 지속한 30~50대 가운데 사회운동 경험이 없는 7명, 경험이 있는 3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바탕으로 세월호 직후의 애도가 전국 규모의 사회운동으로 부상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재난 상황 후 슬픔과 방황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원봉사나 추모를 하는 것은 삼풍 백화점 붕괴나 대구 지하철 참사 때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세월호 이후의 시민활동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멈추지 않고 진상규명을 요구함으로써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낸 덕분이며, 시민들은 도덕적·정치적 죄책감과 부채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했다는 게 그의 풀이다.


그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관심이 줄어들고 정치권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적대적으로 변한 2014년 여름을 기점으로 시민들의 참여 동기와 공간이 변화했다”며 “처음에는 사건 자체에 의한 충격이 동력이 되었지만, 이후에는 사회 부정의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민들이 추모 활동 공간을 광화문이나 합동분향소 등의 주요 거점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옮기며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세월호 활동의 결과로 시민들이 다른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으며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스스로 다루고 견뎌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커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들이 활동 과정에서 조직 운동에 거부감을 보였으며, 조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회적 성취를 이루었다는 점을 참고하여 기존 사회운동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의 또 다른 발제자인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는 재난 이후의 사회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는 ‘공동체 회복’ 담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4·16 관련 시설 및 단체는 피해자들의 심리 치료를 통해 공동체 회복을 추구하지만,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피해자를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사회를 회복할 수 없다. 비피해자들이 받는 상처를 이해하고 피해자와 비피해자를 나누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진상규명은 대통령이나 정부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함께해야 가능하다”며 시민들의 활동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진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연구원 jysong@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41308.html#csidx8d0bc85734d767c8374a2fbecac9d3b onebyone.gif?action_id=8d0bc85734d767c8374a2fbecac9d3b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노동자 출신 여성 시장’은 부산 정치패러다임의 변화 상징”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④박주미 정의당 부산시장 후보 진학 대신 ‘공순이’로 보낸 청소년기 20대 초반 우연히 들은 야학에서 “노동은 부끄럽지 않다” 깨달아 “당선되면 노동부시장제 도입해 부산을 ...

  • HERI
  • 2018.05.29
  • 조회수 292

“갈수록 높아지는 계층 장벽…시장주도 성장과 포용 정치로 풀어야”

‘장벽사회 대한민국-실태와 해법’ 토론회 “격차 큰 사회에서 장벽 넘을 수 없는 사회로 변화 교육·노동시장, 상속자본, 기득권 카르텔의 장벽이 불평등 심화·확대…성장·연대·평등·사회혁신 필요” “사회경제적 약자 대표하는 정...

  • admin
  • 2018.05.28
  • 조회수 347

“옳은 말보다 필요한 건 주민 곁에 있는 것”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③ 이향희 노동당 울산 중구 구의원 후보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 낙선 뒤 “와닿지 않는 구호 외치는 대신 옆에서 일하는 사람 돼야” 깨닫고 동네 골목 누비며 ‘주민 속으로...

  • HERI
  • 2018.05.28
  • 조회수 311

우리가 언제 제대로 놀아봤다고! 6·13에 나타난 ‘놀 자유’

도전 6·13 ― 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② 이재헌 우리미래 청주시의원 예비후보 독특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는 이재헌 우리미래 충북 청주시의원 예비후보. 이재헌 예비후보 제공 “일해야지, 정규직 돼야...

  • HERI
  • 2018.05.23
  • 조회수 336

사회적경제기업-중소기업 포용성장 ‘한 식구’

중소기업주간 사회적 경제 축제 열려 주류 경제조직으로서 역할 자리매김 신보, 사회적 금융 ‘마중물’ 역할 금융에 인간적·사회적 가치 담아 지난 1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신용보증기금 주최로 ‘사회적 경...

  • HERI
  • 2018.05.23
  • 조회수 361

“평양냉면 받고 양념치킨 주자”…‘젊은것들’의 발랄한 평화 그리기

평화교육 시민단체 ‘피스모모’ 주최 2030 청년들의 ‘남북과 평화’ 이야기 ‘젊은것들’의 발랄한 상상마당 펼쳐져 “평화란 무언가 거대한 게 아니라 결국 사람들이 만나는 일 아닐까” 지난 4일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열린 '...

  • HERI
  • 2018.05.23
  • 조회수 354

시민 종잣돈으로 탄생한 청년들의 든든한 삶터

시민들의 자발적인 출자기금 토대로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청년들에 보증금 지원 청년주택 ‘터무늬있는 집’ 1호점 열어 올해 서울·경기 2·3호점 오픈 목표 서울 강북구 번동 신한주택 옥상에서 열린 ‘터무늬있는 집’ 1호점 집들...

  • HERI
  • 2018.05.23
  • 조회수 297

대학가는 지금…‘사회혁신의 요람’으로 진화 중

[더 나은 사회] 사회혁신 역량 개발 프로그램 줄이어 ‘아쇼카 U 체인지메이커 캠퍼스’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성 움직임 활발 기업들도 혁신 생태계 지원에 적극적 지난해 9월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IF 페스티벌'에 한양여...

  • HERI
  • 2018.05.23
  • 조회수 312

미디어 꿰뚫는 경제학자 ‘카제’는 누구?

저발전과 정보결핍의 상관관계 연구 <미디어 구하기>로 저널리즘총회 특별상 10월30~31일 제9회 아시아미래포럼에 <21세기 자본> 저자이자 남편 피케티와 참석 카제 교수가 파리정치대학 자신의 연구실에서 미디어의 현실과 대안에 대...

  • HERI
  • 2018.05.23
  • 조회수 260

창간주주 62% “한겨레 구독중”, 비구독 27% “논조 달라져”

홍성철 교수, 주주 268명 인터뷰·설문 세계에 유례가 드문 국민주 언론사 주주들 투자보다 바른 언론에 대한 열망으로 참여 “텔레비전 방송 진출하면 추가출자 뜻 있어” <한겨레>는 국민주 방식으로 태어나 30년 동안 그 성격...

  • HERI
  • 2018.05.15
  • 조회수 347

‘언론사가 본받아야 할 모델’ 꼽힌 프랑스 ‘메디아파르’는

르몽드 출신 기자 등 4명 설립 주도 10년 사이 유료독자 16만명 급성장 탐사보도 집중…광고 없이 구독료로 운영 메디아파르는 프랑스어로 ‘참여적 매체’란 뜻이다. “우리의 구독자만이 우리를 살 수 있다”는 글귀를 사무실에...

  • HERI
  • 2018.05.15
  • 조회수 288

34살 파리정치대 교수 “위기 넘는 힘, 한겨레 같은 독립언론”

[인터뷰] ‘미디어 구하기’ 쥘리아 카제 교수 쥘리아 카제 교수는 “의무교육이 끝난 뒤에도 한 개인을 시민으로 만들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재가 미디어”라며 “정부가 미디어 산업에 개입해 규제하고 지원하는 이유도 ...

  • HERI
  • 2018.05.15
  • 조회수 271

“20대가 정치하는 게 뭐 어때서요? 586도 그때 다 했는데”

[도전 6·13―여성과 청년, 생활정치를 바꾼다] ①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년·고소득층 된 기존 정치인, 사회 요구 발 못 맞춰 성차별·억압 없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만들 것… 당선 안돼도 5%만 득표하면 머잖...

  • HERI
  • 2018.05.15
  • 조회수 308

국민청원, 전자민주주의 공론장으로 진화할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청와대 국민청원’ 분석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여론조사 업체 오피니언 라이브,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을 분석해보니, 언론 보도가 청원의 계기인 경우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

  • admin
  • 2018.05.11
  • 조회수 356

국민청원, ‘떼법’ 아닌 성평등·인권 등 ‘사회권 보장’ 요구 높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빅데이터 분석 2만명 이상 동의한 158건 중 45% ‘인간다운 생활’할 권리에 관심 제도개선 통한 공적 문제 해결 요구 52.5% 사적 분노표출·하소연은 12%에 그쳐 “국민이 원하는 세상 보여주는 실험” (※ 클...

  • HERI
  • 2018.05.09
  • 조회수 313

“사람들이 돌아오는 구례”…사회적경제 클러스터의 마법

[더 나은 사회] 2014년 용방면에 문 연 ‘자연드림파크’ 500명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에 활력 사회적 경제가 지역재생 가능성 열어 “이론이 필요 없는 클러스터의 모델” 새싹농사체험장 담당자 김일오 차장이 지역 주민의 도...

  • HERI
  • 2018.05.04
  • 조회수 588

클리블랜드가 보여준 지역재생 모델

[더 나은 사회] 산업 공동화 지역의 자생력 회복 전략 병원 등 앵커조직과 협동조합이 연계 2009년 설립된 에버그린 세탁 협동조합은 클리블랜드 안에서 실업 및 빈곤 문제가 심각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위키피...

  • HERI
  • 2018.05.04
  • 조회수 519

시민이 함께 소유하는 ‘사회적 부동산’…상상을 넘다

부동산을 ‘시민 공유자산’으로 만들자는 ‘리:커머닝 선발대회’ 열려 27일 서울 녹번동 청년허브에서 열린 ‘리:커머닝 선발대회’ 선정 단체와 심사위원, 참가 시민들. 지원 대상으로는 재단법인 설화(왼쪽부터), 사부작, 우리동네...

  • HERI
  • 2018.05.02
  • 조회수 260

‘시민’은 왜 세월호를 잊지 않는가

‘세월호와 촛불,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 토론회 유가족의 멈추지 않는 진상 규명 요구가 ‘구경꾼’에 그쳤던 시민들 참여 이끌어내 ‘부정의’ 해결하려는 자발적 욕구 더해지고 추모의 일상화 진행되며 시민들 삶도 ‘재건’ ...

  • HERI
  • 2018.04.24
  • 조회수 256

"국민연금 기금은 줄어드는 게 당연…보험료 높이는 게 바람직"

‘사회보장 최저선 권고안’ 하게메예르 명예교수 ― 연금 최고 전문가 김연명 교수 대담 현재 기금은 연금급여 29년치…1~2년치가 적당 보험료 안 올리면 급여액은 줄 수밖에 없어 노사정이 합의해 보험료 인상 시기·규모 정해...

  • HERI
  • 2018.04.17
  • 조회수 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