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10-12-22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5부> 한겨레-한겨레경제연구소 공동기획
동아시아 GDP 15조로 미국·EU 제쳤지만
자국문제에 치우쳐 아시아 문제 등한시
“기업들, 책임있는 시장경제 구현 나서야”
한겨레 최우성 기자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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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2010 아시아 미래포럼’ 공동조직위원장(가운데·유한대 총장)과 포럼 참가자들이 16일 저녁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2010 아시아 미래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미래포럼이 남긴 것]

‘아시아가 아시아에게.’

이틀간 진행된 ‘2010 아시아 미래포럼’이 다다른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늘상 서구사회의 지원 ‘대상’(객체)에만 머물렀던 아시아는 이제 지역 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책임있는 ‘주역’(주체)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주관한 ‘2010 아시아 미래포럼’에 참가한 한국·중국·일본의 전문가들은 이런 시대적 과제를 16일 열린 폐막식에서 ‘2010 아시아 미래선언’으로 구체화했다.

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상황판단은 이번 포럼의 밑바탕에 깔린 토양이었다. 실제로 한·중·일 세 나라가 앞장서 주도하는 동아시아 지역은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성큼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중·일 세 나라에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를 더한 전체 동아시아 지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구매력평가기준)은 15조8510억달러로, 미국(14조2560억달러)과 유럽연합(EU)(14조7730억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지역 내 갈등과 긴장 요인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불거진 환경 파괴와 부패, 양극화, 인권침해 등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포럼에 참가한 가와구치 마리코 일본 다이와증권그룹 사회책임경영(CSR)담당 부장은 “특히 각국이 자국 내 사회문제 해결에만 매달린 나머지 문제를 일으킨 공통의 뿌리와 공통의 해결책을 찾는 데는 소극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포럼 참가자들 가운데는 동아시아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 문제 해결에 좀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간 주로 자국 내 문제에 치우쳤던 동아시아 대표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은 아시아 지역 전체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시야를 더욱 넓혀야 한다는 얘기다.

이날 채택된 ‘2010 아시아 미래선언’도 무엇보다 동아시아 기업들이 책임있는 시장경제 구현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3국의 포럼 참석자들은 주주뿐 아니라, 소비자와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중시하는 사회책임경영을 역내 기업들이 핵심적인 경영원칙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자고 한 목소리로 제안했다. 상생과 조화, 공감 등 동아시아의 문화적·사회적 맥락에서 중시되는 규범들을 동아시아 기업의 고유한 사회책임경영 요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미 그 싹은 조금씩 움트고 있다. 아시아 저개발지역을 상대로 ‘기술 나눔’에 힘쓰고 있는 몇몇 기업이나 기관의 활동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간 국외 기술원조는 주로 선진국에서 ‘한물간’ 기술을 그대로 저개발국에 이전하는, 공급자 중심의 형태로 진행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정 기술’을 개발해주고, 그 기술이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은 “아시아 시대는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책임과 의지의 범위 역시 끊임없이 진화하도록 아시아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아시아 기업과 아시아 사회의 상생 프로젝트’를 위해 고민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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