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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키 마사히코(스탠퍼드대 교수) “종업원 등 기업 공동체 집단지성 키워 나가야”
장하준(케임브리지대 교수) “주주이익 극대화하는 경영 패러다임 바꿔야”



» ‘2010 한국 사회책임경영(CSR) 대상’ 수상자들이 15일 저녁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종합 최우수상을 받은 전대천 한국가스공사 부사장, 종합 대상 김견 기아자동차 상무와 임봉석 삼성에스디아이(SDI) 상무,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고광헌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 종합 우수상 조갑호 엘지(LG)화학 상무, 아오키 마사히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환경 우수상 이범재 현대모비스 팀장, 거버넌스 우수상 최재근 케이티(KT) 상무.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5부> 한겨레-한겨레경제연구소 공동기획
기조강연 - 새로운 기업상 정립 어떻게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라.”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를 전면에 내걸고 15일 개막된 ‘2010 아시아 미래포럼’에서는 새로운 기업상의 정립이 앞으로 아시아 시대를 이끌고 갈 동아시아 기업의 첫번째 진화 조건으로 꼽혔다. 


동아시아 발전모델 및 기업 지배구조 연구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아오키 마사히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그 실마리를 지식과 인적자본 개발에서부터 찾았다. 1980년대 ‘일본형 기업’(J-Firm)이라는 분석틀을 토대로 서구 사회와는 다른 일본 경제의 발전과정을 분석해 이름을 날린 아오키 교수는 현재 유력한 노벨경제학상 수상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 아오키 마사히코(스탠퍼드대 교수)


이날 ‘아시아의 시대, 기업의 새 프레임’이란 제목 아래 기조강연에 나선 아오키 교수는 행사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향해 우선 지난날 동아시아 발전과정을 설명하는 뼈대였던 ‘안행모델’(기러기모델)이 오늘날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얘기를 꺼내 들었다. 안행모델이란 기러기떼가 하늘을 날아갈 때 선두에 선 한마리를 따라 무리가 브이(V)자 형을 그리며 뒤따라 날아가듯이, 발전단계가 가장 앞선 일본을 따라 동아시아 나라들이 연쇄적인 가치사슬 구조를 이루며 발전해나간다는 주장을 말한다. 아오키 교수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과거와 같은 단선적인 발전모델은 설명력을 잃었다”며 “앞으로는 동아시아 나라들 사이의 상호보완적이고 호혜적인 성격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오키 교수에게 있어서 동아시아 나라들 사이의 상호보완적 발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열쇠는 결국 ‘기업 경영 다르게 보기’로 연결된다. 아오키 교수는 “지난날 지식을 일깨우고 지원하는 ‘조직단위’로서 가톨릭교회와 대학이 탄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기업 활동에선 지식 창출과 이전이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라며 “이제 기업 역시 하나의 ‘통합된 인지체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업원을 비롯해 기업을 둘러싼 공동체 전체의 집단지성을 북돋는 대신 단지 주주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경영 패러다임이 그 답이 아닌 건 당연한 결과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결국 주주 가치를 절대시하는 패러다임부터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에게서 좀더 분명하게 터져 나왔다. 장 교수는 ‘다양화하는 기업과 국가 관계’를 주제로 삼은 특별강연에서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경제를 지배한 신자유주의의 기본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한 뒤 금융위기 이후 주주 자본주의를 뼈대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신화가 허물어졌다는 논지를 일관되게 폈다. 


예를 들어 기업에 유리한 것이 무조건 국민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금융부문만의 지나친 비대화가 결국 실물부문의 성장동력을 훼손해버린 역사적 경험을 통해 정당성을 잃어버렸다는 게 장 교수의 생각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절대선이라는 논리 역시 적절한 규제와 개입이 되레 시장경제의 건전성을 높인다는 주장에 자리를 내준 게 틀림없다. 장 교수는 “앞으로 동아시아 경제의 성패를 가늠할 열쇠는 국가와 기업 사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두루 아우르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서둘러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 강조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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