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웹브라우저의 대명사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출시 27년 만에 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예고해온 대로 지난 15일 익스플로러에 대한 지원을 공식 종료했다. 이날 이후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면 엠에스의 새 브라우저인 ‘에지’로 자동 연결된다. 익스플로러는 1995년 출시된 뒤 엠에스의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와 한묶음으로 공급되며 2003년 95%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제소한 반독점 소송으로 ‘끼워팔기’가 중단되자 추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크롬(65%), 사파리(19%), 에지(4%), 파이어폭스(3.2%), 삼성(2.8%) 순이다(스탯카운터 6월). 국내에선 네이버의 ‘웨일’이 10%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웹브라우저는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급팽창한 인터넷 역사를 잘 보여준다. 1990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팀 버너스리가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하고, 일리노이대학의 학부생 마크 앤드리슨이 1992년 모자이크, 1994년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등 웹브라우저를 출시하면서 인터넷 대중화는 급물살을 탔다. 이전까지 명령어와 텍스트 기반의 인터넷 이용이 하이퍼링크로 편리해지고 그래픽 환경의 웹브라우저가 되면서 폭발적 대중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퍼, 텔넷, 유즈넷, 이메일, 에프티피(FTP) 등 다양한 인터넷 방식이 웹으로 ‘통일’되었다.

인터넷의 설계자들은 인터넷을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로 간주하고 일반인용·상업용 네트워크를 별도로 구상했지만 웹 등장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넷 대중화가 폭발적 속도로 진행되며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기대한 범위를 완전히 벗어났고, 주도권은 이용자 손으로 넘어갔다. 미완성 단계의 인터넷이 만인의 다목적 도구가 되어 통제가 힘든 오늘날 인터넷이 되는 데 웹과 브라우저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익스플로러에 올인한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 공공기관이 표준을 벗어나고 보안이 취약한 액티브엑스(X)를 고집해 익스플로러만 강요한 관행이다. 표준과 개방을 무시하면 경쟁을 막아 서비스 발달과 이용자 편익도 저해되지만, 폐쇄된 정보기술 생태계에선 생존자도 결국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일깨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475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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