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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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정부의 구체적인 행동지침이다. 집행 순간부터 다수 국민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도 있지만, 허점으로 인해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있다. 갈등을 일으키고 엄청난 예산 낭비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드높이는 정책도 분명 있다.

정책을 마련할 때 정책결정자와 정부는 응당 성공을 기대한다. 역사와 현실에서는 실패가 부지기수이며, 그 대가 또한 막대하다. 국민 혈세를 허공에 날리고 기회의 편익도 잃는다. 정책의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급기야 정부에 대한 불신을 유발한다. 이는 또 다른 정책실패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른바 ‘정책실패의 악순환’이다.

다른 속셈이 있지 않은 한 어떤 정책결정자나 정부도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정책 체감’을 강조한 것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정책효능을 피부로 느끼도록 해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고 통치행위에 대한 정당성과 지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정책이 곧 정치인 것이다.

정책기획위원회 등이 대규모 정책홍보 행사를 준비 중인 것도 정책의 이런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같은 흐름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이른바 ‘국민 전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을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하는 한편 중장기 ‘포용국가 미래비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요즘 한 청와대 관계자가 “국민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려면 지금 뭘 하면 됩니까?”라고 학자들에게 빈번히 묻는 것도 정책의 가시적 성과와 체감도 증진을 위한 고심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정책 ‘신상품’ 발굴이나 체감도 확산, 미래비전 마련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인식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모두 허깨비가 될지도 모른다. 5년 단임의 여소야대 정부라 의지만큼 힘이 세지 않다는 것, 경제는 물론 복지·노동의 국민 일반 체감도가 여전히 낮다는 것, 행정부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 국정과제 중 할 수 없는 게 제법 많다는 것 등이 그렇다.

끝으로 물음에 답해보면, 내게는 노인빈곤·간병 등 돌봄 고통, 그리고 실업 등 청년 문제가 핵심 의제다. 문재인 정부가 이들 문제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기만 해도 ‘촛불정부’의 임무를 상당히 완수했다고 나는 평가할 것이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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