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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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나가 함께 일하며 어려움을 즉각 해결해 '현장을 뛰는 사장님'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유현주 대표 /두메산골 제공

[헤리 리뷰] 헤리 비즈
HERI가 만난 사람 / 유현주 사회적기업 두메산골 영농조합 대표

두메산골 영농조합 유현주 대표는 기업은 자신을 키워준 사회에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기업가다. 중증장애인과 결혼이주여성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지역사회에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 말 총자산 70억원 규모의 건실한 흑자 회사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것도 투명하게 경영을 공개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경영의 디엔에이(DNA)로 삼겠다는 결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유현주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란 이름을 붙일 것도 없이 두메산골은 이미 ‘사회의 기업’”이라고 말한다. 유 대표를 회사가 있는 전주에서 만났다.

흑자가 나는 건실한 중소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까닭은?

“본래 나와 내 가족의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밝히는 것도 꺼리는 편이다. 우리 부부가 대표와 이사장이라는 직함만 있을 뿐, 사회의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죽으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뿐, 역사에 비추어 보면 한 점에 불과한 게 우리 삶 아닌가. 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걸 공식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들에게도 그냥 물려줄 생각은 없다. 이미 회사 내부에 차기 대표로 성장하고 있는 훌륭한 인재가 있다.”

친환경 닭·오리 사육·가공·판매

두메산골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가?

“고객에겐 믿음을 주고 직원에겐 자긍심을 주는 기업으로 크는 게 꿈이다. 두메산골은 친환경 닭과 오리를 사육하고 가공·판매·유통하는 기업이다. 매출의 80% 정도가 학교급식에서 나오고, 단체급식과 온라인 판매도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2009년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2010년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건강한 먹거리로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게 목표이다. 발생한 이익의 70%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취약계층 고용…이익 70% 환원

10여년 전부터 결혼이주여성을 고용해 함께 일해 왔다. 현재 두메산골의 전체 근로자의 50% 정도는 장애인, 결혼이주여성, 고령층 등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다. 이들의 빈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일할 수 있는 일터 환경을 만드는 데 신경쓰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에겐 매주 3시간씩 한글교육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취업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끼리의 소통을 위해 별도로 워크숍도 하고, 나도 거의 매일 직접 현장에 나가 격의 없이 어울린다. 스스럼없이 대하는 게 나름의 경영철학이다.”

담당자 따로 두고 사회기부 관리

이윤의 7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계기는 무엇인가?

“지독히 어려운 형편 때문에 눈물을 참 많이 흘렸다. 어려운 분들의 심정을 진심으로 이해한다. 빈부격차가 나날이 심해지는 걸 보면서 어려운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싶었다. 돈은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면, 주변의 어려움을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한두번 하고 마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 복지시설에 매달 우리 제품을 먹을 수 있을 만큼 가져가게 하기도 한다. 담당자 한명이 별도로 이런 기부를 관리하고 있다. 연간 130회에 걸쳐 수천만원이 기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들이 이러한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 제품을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

사회적기업을 경영하려면 어떤 자질이 있어야 하나?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한다는 비재무적인 측면의 부가가치가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믿는다. 경영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과 더불어 인간적 가치나 사회문제를 고려한 사회적인 사업, 제품, 서비스에 경쟁력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의지와 노력,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유현주 대표는 지난 7월10일 제17회 여성경제인의 날 기념식에서 여성경제 유공자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내부의 차별을 없애고, 주변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그에 대한 직원들의 신임은 두텁다. 결혼이주여성 작업반장인 노티스는 회사에서 가장 일 잘하는 사람으로 유현주 대표를 꼽는다. 일손이 모자란 곳 어디든지 함께 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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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두메산골 영농조합 사옥 /두메산골 제공

실버타운 같은 복지시설 건립 꿈

미래의 꿈이 있다면?

“지금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는 일자리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노후까지 함께 의지하며 살 수 있도록 실버타운과 같은 복지시설을 만들고 싶다. 이들과 끝까지 함께 일하고, 그동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준비를 위해 7년 동안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이제 막 논문 프러포절을 마쳤다. 너무 바빠 닭 손질하는 기계에 쪽지를 붙여놓고 공부하기도 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전주/조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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