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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부목표로 ‘시민주도’ 제시
대학엔 민·관 연결 역할 맡겨볼만
사회적 기업은 ‘비정치성’ 지켜야
정부 권한·자원 분산 외국사례도
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미래포럼 오후 세션1 지속가능발전을위한지방정부와시민사회의상호신뢰기반구축을 주제로 토론이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미래포럼 오후 세션1 지속가능발전을위한지방정부와시민사회의상호신뢰기반구축을 주제로 토론이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미래포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신뢰기반 구축’ 주제 세션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사회적기업, 대학 등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 탄탄한 신뢰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중앙 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일반 시민, 대학 등이 두루 참여하는 ‘시민 주도형 거버넌스’가 지속가능발전의 핵심 전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유엔이 일찍이 2012년에 민주주의와 포용적 제도, 시민권력 강화와 참여 등 시민 주도형 거버넌스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부 목표이자 이행 수단으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속가능발전 목표 이행 수단으로서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을 설계·실행·평가하는 모든 과정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중간 조직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가 사회적 경제 생태계에 위에서 아래로, 또는 후견주의적으로 개입하는 ‘최소주의적 시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단체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대학에 맡겨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전국 주요 대학에 지역 기반 수업 프로젝트를 개설해 교수와 학생, 시민활동가, 지자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해법을 찾아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세계 곳곳에서 직접 다양한 거버넌스 실험을 펼쳐온 ‘선수’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어졌다. 캐나다 퀘벡 지역의 사회적 경제 협의체인 ‘샹티에’의 베아트리스 알랭 대표는 “사회적기업 한곳이 정부를 대신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환경 회복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후위기와 같은 문제를 푸는 데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랭 대표는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 몇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사회적기업들이 노동·여성·환경·문화 등 다양한 의제를 갖고 활동하는 운동 조직들과 협력해야 한다. 자원과 권한이 하나의 조직이나 개인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 어떤 철학이나 정책적 우선순위를 가진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협력적 관계를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들이 비정치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 관련 조직들이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여러 사회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공공 영역 또한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권한과 자원을 분산한 시도도 소개됐다. 메르세데스 페냐스 도밍고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부인은 국가 예산의 90%를 중앙 정부가 집행할 정도로 중앙집권적 정치 문화가 강한 국가에서 지역 중심 지속가능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 성과를 공유했다. 그의 남편인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2014년 ‘시민 참여 확대, 투명성, 부패와의 전쟁’ 등을 목표로 내걸고 당선해 2018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정책 수립과 수행 과정에 반드시 지역 발전을 고려 대상에 넣도록 한 ‘테히엔도 데사로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법령 제정에 속도를 내, 광역도로망 중심 지역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낙후 지역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전국의 물자 이동에 물꼬를 터 전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한편, 국내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초기 단계부터 정부 주도로 짜여온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송원근 경상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에선 사회적 경제 관련 조직에도 사업성과 영리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강하다”며 “사회적 경제가 단순히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수단이나, 불평등·기후위기 등 사회문제를 시장주의적으로 풀기 위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데 그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국가와 시장, 정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문제들을 사회적 경제를 통해 해결하고자 지자체와 시민을 기반으로 다양한 정책적 의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667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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