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개인정보·행동데이터 다루는
IT서비스 외부에선 접근 어려워

내부고발자 증거 수집해 폭로땐
여론 영향 등 파장 일파만파

“수익 우선 윤리 망각” 잇단 폭로
페이스북, 규제 강화 이용자 외면

내부고발 뒤엔 캠페인·연구소 행
“정보기술 윤리 감시” 지킴이 활동

IT기업 잇단 ‘내부고발’ 파장

9월13일(현지 시각) 트위터 내부 고발자인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가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9월13일(현지 시각) 트위터 내부 고발자인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가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글로벌 정보기술기업에서 직원들이 부당한 업무 관행이나 사용자 이익을 침해하는 서비스 비밀을 폭로하는 내부고발자로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핀터레스트, 아마존 등에 이어 최근 트위터 사례가 추가됐다. 정보기술기업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와 행동 데이터를 보유·분석해 활용하지만 비밀스런 알고리즘 특성상 기술을 악용해도 드러나기 어렵다. 규제기관·감시단체·연구자·이용자들은 접근성이 없어 문제 제기에 어려움이 많지만,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직원들이 내부고발에 나서면 파장의 크기가 달라진다. 기업들은 각종 보안조처와 감시 도구, 비밀유지 각서 등을 통해 내부고발을 막고 있지만 침묵을 깨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  트위터, ‘폭로’에 거래계약도 영향

트위터에서 보안책임자로 일하다가 지난 1월 해고된 피터 자트코는 지난 7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고발장을 제출해, 트위터가 연방 당국을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해커 출신인 자트코는 84쪽 짜리 고발장에서 트위터가 해커와 스팸 계정에 대해 강력한 보안 대책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보안이 허술하고 직원의 절반인 엔지니어들이 모든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000명의 직원이 이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했지만, 트위터는 그 직원들의 활동을 기록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트위터 직원들이 접근가능한 이용자 개인정보는 전화번호, 아이피(IP) 주소, 이메일, 기기와 브라우저 정보, 위치정보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다. 자트코는 지난 13일 미국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런 내용을 증언했다. 자트코의 고발은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려다가 가짜계정 과다를 이유로 거래를 중단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트위터 간의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  페이스북, 내부고발 ‘휘청’ 위기

페이스북의 전직 제품 관리자였던 프랜시스 하우건은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자료를 공개하며 “페이스북이 반사회적 행위를 수익모델로 삼는 기업”이라고 주장해, 큰 파장을 불러왔다. 페이스북은 자회사 인스타그램이 10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특히 10대 소녀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불만과 비참함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조사결과를 알면서도 이를 조장하는 알고리즘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하우건의 폭로로 드러났다. 자살 충동을 느낀 10대 중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가 자살 충동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는 연구결과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반사회적 영향이 마크 저커버그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보고됐지만 묵살됐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그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머신러닝을 통해 댓글, 공유, ‘화나요’ 버튼 등 이용자 참여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돼 극단주의와 가짜정보를 더 많이 노출시키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우건의 폭로 직후 페이스북 주가는 15% 폭락했고 이용자 불신과 비판도 높아졌다.

페이스북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던 소피 장도 2020년 페이스북이 가짜 계정과 가짜 ‘좋아요’를 방치하며 여론 조작에 눈감아온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이미지 공유 플랫폼인 핀터레스트 직원 이페오마 오조마는 2020년 회사의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를 고발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윤리팀 책임자였던 팀닛 게브루는 구글의 소수자 채용 정책을 비판하고 구글이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성적 편향이 있다는 등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논문을 발표한 뒤 2020년 12월 부당하게 해고됐다. 게브루는 보복성 해고라고 주장했고 연구자들의 비판이 높아지자 구글은 해고에 대해 사과했다.

■  ‘나쁜 일 동참’ 고백뒤 공익 행보

정보기술 기업을 퇴사한 뒤에 재직시절 수행한 업무의 비윤리성을 알리고 개선운동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윤리적 고민에서 시작한 내부고발자들은 기업의 부당함 폭로에 머무르지 않고 이후 연구소 등을 설립해 정보기술 윤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페이스북 초기에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낸 차마트 팔리하피티야는 2017년 11월 페이스북을 “도파민에 의해 작동하는 단기 피드백 순환고리”라고 규정하고 페이스북은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파괴하는 도구라고 고백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에 출연한 트리스탄 해리스는 구글에서 사용자경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구글·페이스북 등 정보기술 서비스가 중독적 이용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비윤리적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구글을 떠나 디자인 윤리 운동가로 전환했다. 그는 2016년 비영리단체인 ‘인도적 기술 센터(휴메인 테크놀로지 센터)’를 설립해 인간을 위한 기술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무한 스크롤 기능을 처음 개발한 디자이너인 에이자 래스킨도 해리스와 함께 ‘인도적 기술 센터’ 설립에 참여해 인터넷에 정지신호를 복원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팀닛 게브루는 구글에서 해고된 뒤 비영리단체 ‘균등한 인공지능연구소(DAIR)’을 설립해, 인공지능의 차별성 개선을 연구하고 있다. 이페오마 오조마는 내부고발 뒤 ‘기술노동자 핸드북’ 누리집(techworkerhhandbook.org)을 만들어 내부고발자들을 위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59016.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소셜벤처·사회적기업인 연결의 장, ‘소셜밸류커넥트’의 귀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사회적가치 플랫폼 행사 최태원 SK회장 제안 출범…3천여명 참석 2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장에서 임팩트 투자기관과 소셜벤처 관계자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

  • HERI
  • 2022.09.21
  • 조회수 93

“사회적경제는 정권 바뀌어도 가야할 길”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19일 사회적경제 정책 토론회 열어 정부·서울시 등 사회적경제 담당 조직 없애고, 예산 대폭 삭감 여야 떠나 양극화·지방소멸 사회문제 해결 대안으로 다뤄야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

  • HERI
  • 2022.09.21
  • 조회수 85

대산농촌상 도덕현·손연규씨

농업경영 부문 수상자 도덕현 대표 농업공직 부문 수상자 손연규 연구관 대산농촌재단(이사장 김기영)은 15일 제31회 대산농촌상 농업경영 부문에 도덕현(62) 도덕현유기농포도원 대표를, 농업공직 부문에 손연규(56) 국립농업과학원 ...

  • HERI
  • 2022.09.19
  • 조회수 95

페북·구글·아마존 이어 트위터도 나왔다…빅테크의 내부고발자들

개인정보·행동데이터 다루는 IT서비스 외부에선 접근 어려워 내부고발자 증거 수집해 폭로땐 여론 영향 등 파장 일파만파 “수익 우선 윤리 망각” 잇단 폭로 페이스북, 규제 강화 이용자 외면 내부고발 뒤엔 캠페인·연구소 행 ...

  • HERI
  • 2022.09.19
  • 조회수 110

‘무한 스크롤’ 개발 디자이너도 나섰다…“이젠 정지신호 복원할 때”

속임수 설계와 디자인 윤리 매끄러운 사용자경험·디자인 추구 ‘무한스크롤’ 혁신기능이 중독 불러 웹 고도화는 전문가 윤리의식 요구 사용자가 원치 않는 프로그램까지 함께 설치하는 ‘바구니에 숨겨넣기’는 대표적인 다크 패턴...

  • HERI
  • 2022.09.05
  • 조회수 236

‘100세 시대’ 일하는 노인 ‘실업 안전망’이 없다

가사·돌봄 유니온, ‘노인고용 안정 위한 정책협약식’ 고용보험법, 65살 이후 신규취업 고용보험 안돼 고용보험 가입과 실업급여 적용 등 촉구 서명운동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 노동조합·노후희망유니온·한국가사노동...

  • HERI
  • 2022.09.02
  • 조회수 227

가격 그대로인데 ‘오늘만 핫딜’…합법과 기만 사이 ‘다크패턴’

IT기술·심리학적 연구 활용한 이용자 반응 유도 효율화 설계 자동화·AI 덕분 개인별 맞춤화 기술 무한스크롤·자동재생·가격 차등화 중독 유발하는 ‘2세대 다크패턴’ 우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서 ‘눈속임 설계’ 사례로 제시한...

  • HERI
  • 2022.08.22
  • 조회수 333

“전기·가스 통합한 독립된 에너지규제위원회 신설하자”

<한겨레>, 전력요금 정책토론회 개최 연료가격 변화 반영한 요금 정상화 필요 요금의 ‘탈정치화’ 위한 거버넌스 개선도 독점적 전력판매시장 개방 필요성 제기 “정상화에 필수”-“민영화 우려” 엇갈려 5개 화력발전 공기업의 ...

  • HERI
  • 2022.08.11
  • 조회수 507

전력요금 정책 개선방안 찾는 토론회 11일 열린다

<한겨레> 주최로 서울 본사 청암홀에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위한 대안 모색 전기위원회 독립·전문성 강화 방안 관심 중장기 전력거래시스템 개선에도 주목 정연제 박사·유승훈 교수 주제발표 맡아 학계·소비자·환경·노사·정부 ...

  • HERI
  • 2022.08.03
  • 조회수 662

변형윤 선생 ‘학현학술상’ 확대에 “생각 못했는데 고맙다”

[짬] 서울사회경제연구소 명예이사장 변형윤 명예교수 학현 변형윤 선생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사직로 서울사회경제연구소에서 ‘학현학술상’ 확대 개편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생각지도 못...

  • HERI
  • 2022.07.28
  • 조회수 767

“스케치 못해도 예술 가능”… 창작환경 지각변동 오나

AI 창작도구의 예술계 영향 ‘컴퓨터하는 이집트 동물신’ ‘쇼핑하는 기린’ 등 글쓰면 인공지능이 이미지샘플 제시 월 15달러에 460개 사용가능 삽화 등 상업적 활용도 가능 디자이너 ‘AI 활용능력’ 중요 인공지능이 문장에...

  • HERI
  • 2022.07.26
  • 조회수 1058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더 나은 내가 되는 일”

사회적 기업가이자 싱가포르 국회의원 캐리 탄 기획 국내 여성운동·사회혁신 활동가 위한 워크숍 열어 “내적 성숙이 이끄는 공동체와 사회문제 해결” 강조 지난 15일 서울 성수동 메리히어(Merry Here) 지하 2층에서 싱가포르...

  • HERI
  • 2022.07.19
  • 조회수 730

“협동조합 연합해 유통플랫폼 ‘더쎈’ 구축하겠다”

사회적경제 상호거래 플랫폼 ‘더쎈’ 설명회 ‘함께하는’ 협동조합 비즈니스 생태계 모색 15일 서울시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상호거래 플랫폼 설명회에 160여명의 협동조합 관계자가 참석했다. 신효진...

  • HERI
  • 2022.07.19
  • 조회수 742

“팬데믹, 전쟁 등 글로벌 위기에 기부 역할 더 커졌죠”

[짬] 세계공동모금회 윌리엄스 회장 안젤라 윌리엄스(왼쪽) 세계공동모금회 회장이 12일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나는 인간 내면의 ...

  • HERI
  • 2022.07.14
  • 조회수 1579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0년…‘지속가능한 도약’ 가능할까

9일 ‘제4회 사회적경제 박람회’서 협동조합기본법 평가 현장선 협동조합 법제도·정책의 효과성 체감 미미 “2032년 협동조합 도약 위해 ‘지원’에서 ‘진흥’으로, 중앙 주도에서 지역 중심으로 정책 설계 필요” 지난 9일 경북...

  • HERI
  • 2022.07.12
  • 조회수 695

전통 리조트로 되살아난 고택…지역 중심 사회적경제가 ‘지방시대’ 이끈다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사회적경제 기반, 다양한 지역발전 사례 쏟아져 정책포럼·광역지원센터협의회 발족 등 눈길 지난 8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로 경북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역발전과 사회적경제’ 심포지엄...

  • HERI
  • 2022.07.12
  • 조회수 699

'경주 최부자집’ 나눔 정신과 만난 사회적경제

8~10일 경주에서 제4회 사회적경제 박람회 열려 연대와 혁신 추구…시민 등 3만여명 한 자리에 기재부, 새 정부 사회적경제 4대 정책방향 발표 지난 8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로 경주화백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

  • HERI
  • 2022.07.12
  • 조회수 590

“사회적경제, 진보-보수 경계 없이 사회서비스 혁신 견인해야”

‘제18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 개최 사회서비스 건강한 공급 주체로 사회적경제 호명 공공성과 혁신성 도전 지원하는 정책 제안 쏟아져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의 역할과 ...

  • HERI
  • 2022.07.05
  • 조회수 640

“죽음 두려워요”…감정 AI 논쟁에 숨어든 빅테크의 속임수

인공지능 람다와 대화 공개한 구글 개발자 징계, 정직 처분 사람 고유의 특성으로 여겨온 ‘지각하는 존재 생각하는 동물’ 언어모델 발달로 인공지능도 모방 지난 11일 구글의 수석엔지니어 르모인은 대화형 인공지능 ‘람다’가...

  • HERI
  • 2022.06.27
  • 조회수 507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뒷받침 없는 메타버스는 ‘거품’에 불과”

제1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 포럼 특별대담 메타버스, 인터넷의 미래인가 환상인가 2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그래비티서울판교호텔에서 제1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 이 열려, 패널들이 '메타버스, 인터넷의 미래인가?환상인...

  • HERI
  • 2022.06.24
  • 조회수 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