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21 아시아미래포럼>
기조세션1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팬데믹·기후위기로 불평등 심각
가난한 이에게 더 부정적 영향
정부, 탄소배출권 가격 인상 등
경제·사회 전반적 변화 끌어내야

녹색전환으로 혁신 촉진·기술 수출
한국, 빠른 녹색전환이 훨씬 유리
국제 논의 장에서 리더십 발휘해
개발도상국과 신흥국 도와야

정보 비대칭에 따른 시장의 불완전성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화면)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정보 비대칭에 따른 시장의 불완전성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화면)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녹색 전환’이 적어도 앞으로 15년에서 25년 동안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의 기조발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한 실시간 영상 강연과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와의 대담에서 “기후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한국은 이를 이룰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한다든지 경제를 재구축하는 것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녹색 전환은 혁신을 촉진할 수 있고, 기술을 수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녹색 전환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게 경제 전체에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며 “한국은 혁신 분야에서 엄청난 역량을 갖고 있고, 역사적으로 (그 역량을) 직접 보여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스티글리츠 교수는 “시장을 맹신하는 신자유주의에 이어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인해 불평등이 심해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왔는데, 녹색 전환을 위한 한국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8일 정부는 2050년까지 국내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에 견줘 4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경제계는 기업 부담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환경단체가 탄소감축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에 동의한다”며 “녹색 전환의 혜택보다 비용이 지나치게 강조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5년 동안 재생에너지 가격이 더 낮아졌기 때문에 많은 원유·석탄을 수입해야 하는 나라들로서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더 큰 가치를 더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빈곤한 사람들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후 정의가 요구된다”며 “기후위기는 민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또 “젊은층도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미래가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그린뉴딜에 참여하는 등 기후위기를 사회적 변화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부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 도구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탄소배출권 가격 인상, 인프라와 혁신을 중심으로 한 공공투자 확대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 환경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 경제 변화를 촉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이에스지(ESG) 경영 등 기업의 책임 강화, 자본의 효율적 배분, 기후위기 관련 정보 공개를 제안했다. 또 위기 극복을 위한 세수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하면서 부자 증세, 헤지펀드의 세부담 강화, 환경세 도입, 금융거래세 강화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후 변화는 전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지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개도국이 기후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지만,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다”며 “기후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선진국들은 탄소배출을 제대로 줄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개도국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개도국 지원을 위해 글로벌 법인세 강화 등의 대대적인 조세개혁,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활용, 부채 구조조정, 선진국의 백신 지식재산권 포기, 글로벌 그린은행 활용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과거 경험을 살려 다른 개도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대변할 수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많은 국제 논의의 장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개도국과 신흥국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진보 성향을 지닌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2001년 ‘정보경제학’을 개척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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