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맨체스터역 개조한 ‘과학기술박물관’
산업혁명 당시 방직기 등 실물 보존
‘철강 도시’ 셰필드엔 증기기관도 전시
문화유산처럼 산업유산의 가치 활용

셰필드 도심 북쪽의 옛 산업유산 지역 켈럼아일랜드 안에 있는 ‘켈럼아일랜드박물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1940년식 증기기관 ‘리버돈 엔진’의 시범 작동 장면을 구경하고 있다.
셰필드 도심 북쪽의 옛 산업유산 지역 켈럼아일랜드 안에 있는 ‘켈럼아일랜드박물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1940년식 증기기관 ‘리버돈 엔진’의 시범 작동 장면을 구경하고 있다.

맨체스터 옛 도심에 가까운 ‘리버풀로드’. 맨체스터에서 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항구도시 리버풀 방향으로 길게 뻗은 도로다. 지금부터 190년 전인 1830년, 증기기관으로 달리는 세계 최초의 기차가 이 도로를 따라 두 도시를 철길로 이었다. 맨체스터 쪽 종착점이던 리버풀로드 역 자리엔 당시 철도 역사와 부대시설로 쓰이던 붉은색 벽돌의 고색창연한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 ‘과학기술박물관’(MOSI)으로 쓰이는 공간이다.


지난 12월10일 찾아간 과학기술박물관엔 산업혁명 시대 이래 과학기술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품이 많았다. 대부분 맨체스터 지역을 근거로 한 면방직 산업과 관련된 각종 기계장치다. 특히 1769년 발명된 아크라이트 수력방적기의 실물도 남아 있다. 박물관 직원이 기계장치들을 시범 작동하는 모습을 보려는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1830년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 열차가 운행하던 리버풀-맨체스터 구간의 맨체스터 종착역 건물에 들어선 ‘과학기술박물관’ 입구.
1830년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 열차가 운행하던 리버풀-맨체스터 구간의 맨체스터 종착역 건물에 들어선 ‘과학기술박물관’ 입구.

이처럼 산업혁명의 전통을 간직한 맨체스터 일대엔 오랜 ‘산업유산’이 곳곳에 즐비하다. 산업의 발전사를 보여줄 수 있는 공장이나 건물, 기계장치 등을 최대한 보존해 후대에 남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문화재와 같은 문화유산에 비견되는 산업유산인 셈이다.


맨체스터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철강 도시’ 셰필드 역시 마찬가지다. 도심 북쪽 돈강 지류 일대엔 18세기와 19세기를 거치며 번성했던 철강산업의 옛 흔적들이 오랜 세월을 이겨내고 고스란히 남아 있다. 켈럼아일랜드 안에 자리잡은 켈럼아일랜드박물관은 옛 공장 건물을 개조해 만든 철강박물관. 입구엔 거대한 ‘베서머 용광로’가 방문객들을 환영하듯 서 있었다. 철강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19세기 중반의 공학자 헨리 베서머가 용해된 철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법을 개발해 셰필드 공장에서 실제 사용했던 용광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박물관 안에 설치된 ‘리버돈 엔진’. 높이 8.5m에 길이 12m, 1만2천마력을 자랑하는 이 ‘괴물’은 유럽에 현존하는 최대 규모 증기기관이다. 박물관을 찾은 지난 12월9일에도 어린이 단체손님을 비롯해 수많은 방문객이 이 육중한 엔진이 실제 작동하는 광경을 지켜보려 몰려들었다.


셰필드 켈럼아일랜드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베서머 용광로’. 19세기 중반의 공학자 헨리 베서머가 용해된 철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법을 개발해 셰필드 공장에서 실제 사용한 용광로다.
셰필드 켈럼아일랜드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베서머 용광로’. 19세기 중반의 공학자 헨리 베서머가 용해된 철에 공기를 불어넣는 공법을 개발해 셰필드 공장에서 실제 사용한 용광로다.

박물관 안내를 맡은 캐서린 머피는 “유럽산업유산루트(ERIH)의 하나로 지정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 일대는 산업유산도 문화산업의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맨체스터·셰필드/글·사진 최우성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morgen@hani.co.kr


▶관련기사


‘산업혁명의 도시’는 이제 ‘미래도시’로 달려간다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24164.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도시는 현대사회 병폐 압축한 무대… 이제는 ‘공간 거버넌스’ 고민할 때”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전문가 집담회 17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마실에서 열려 ‘도시의 지속가능성 높일 해법 찾기’ 머리 맞대 “시민들의 교류와 소통 늘리는 도시 공간 절실” “정책 지원, 대학의 지역혁신 거점 ...

  • HERI
  • 2020.01.23
  • 조회수 2

사회적경제의 미래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추천도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가 추천하는 ‘2020년 사회적경제’ 도서 10선 2019년은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해였다.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한...

  • HERI
  • 2020.01.21
  • 조회수 39

‘지역 살리기 협력대’…‘농촌 노인’과 ‘도시 청년’의 공생 해법

‘미마사카 협력대원’ 아카사카·오카노 도시 인재의 인구 과소지역 이주 지원 연간 4000만원 지원받으며 1~3년간 활동 임기 끝낸 63%, ‘정주 및 이주 계획’ 가져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미마사카시 지역 살...

  • HERI
  • 2020.01.20
  • 조회수 42

“2020년은 개혁 골든타임…포퓰리즘 넘어 ‘공론장’ 회복을”

【2020년 분야별 정세분석 집담회】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2020년 정세분석 집담회’가 열려 정치, 경제, 노동, 복지분야에서 올 한해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주요 과제들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 HERI
  • 2020.01.13
  • 조회수 237

‘산업유산’의 재발견…문화산업의 ‘킬러 콘텐츠’

맨체스터역 개조한 ‘과학기술박물관’ 산업혁명 당시 방직기 등 실물 보존 ‘철강 도시’ 셰필드엔 증기기관도 전시 문화유산처럼 산업유산의 가치 활용 셰필드 도심 북쪽의 옛 산업유산 지역 켈럼아일랜드 안에 있는 ‘켈럼아...

  • HERI
  • 2020.01.13
  • 조회수 236

“내밀한 ‘부부 문제’ 세상에 고백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죠”

[짬] 자전 에세이 펴낸 주부 윤석영씨 결혼 생활 30년간 혼자 속앓이해온 부부 문제와 가정사를 글로 고백한 윤석영씨를 지난주 서울 반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책을 펴낸 이유를 들어봤다. 사진 서혜빈 기자 “가정 내 문...

  • HERI
  • 2020.01.13
  • 조회수 226

장벽을 걷어낸 땅에서 혁신의 씨앗이 움튼다

혁신 실험실 ‘팩토리 베를린’ 베를린 장벽 옆 동독 양조장 건물 개조 우버 등 입주, 스타트업 성지로 떠올라 “네트워크와 정보 교류가 최대 장점” 베를린 베르나워 거리에 맞닿은 옛 양조장 건물을 개조한 ‘팩토리 베를...

  • HERI
  • 2020.01.06
  • 조회수 317

분배·평등보다 성장·경쟁 선호 강해진 청년들…왜?

서울 19~39살 1만명 설문조사 4년 전 설문조사 때보다 경쟁사회 지향적 응답 많아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두고 절차적 공정성 중시성향 뚜렷 “주변 품어줄 여력 없는 청년층의 현실 반영된 결과” ‘세대간’만큼 ‘세대내’...

  • HERI
  • 2019.12.27
  • 조회수 412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2018년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경영평가 톺아보기 여성 유리천장 깨는 노력에 사회통합 최고등급 부여 높은 평가 못 받던 평소의 노력이 새롭게 조명되기도 본업과 연계해 아이디어 실현한 기관 좋은 평가받아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 HERI
  • 2019.12.26
  • 조회수 430

재해구호의 틀을 다시 짠다…‘재난안전연구소’ 새롭게 출발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이전·개소] 단기적 구호에서 지속 돌봄과 회복으로 이어져야 재난약자에 대한 사전 대책, 대규모 재난대비 등 안전사회를 위한 관리 및 구호체계 재정립 필요 “지역사회 회복 등 구호 패러다임...

  • HERI
  • 2019.12.19
  • 조회수 431

도급업체 떠도는 ‘비정규 인생’…“미래 계획? 애 낳을 생각도 못하죠”

【‘제2금융권 비정규직 현황…’ 토론회】 파견·도급, 자회사, 특수고용…‘비정규직 백화점’ 도급업체만 2년마다 옮기는 ‘서류상 이직’ 흔해 소속 변경 불이익에 오래 근무하면 소득 줄기도 수당 연계 임금시스템으로 장시간 노...

  • HERI
  • 2019.12.16
  • 조회수 355

고달픈 플랫폼 노동, 사회적 경제가 대안이 되려면

【제11회 사회적 경제정책포럼】 확산하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 처우는 열악 연대와 협력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에 기대 미국 등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 잇따라 등장 종사자에 사회안전망, 교육 및 경력개발 지원 정책 지원과 함께...

  • admin
  • 2019.12.11
  • 조회수 440

사회적경제 활동가 한자리에…“연대와 협력이 심장이자 생명줄

‘2019 사회적경제 활동가 대회’ 전국의 현장 활동가 140여 명 한자리에 모여 “활동가의, 활동가에 의한, 활동가를 위한 자리” 8개 이슈별 정책과 실행방안, 협업구조 등 논의 고민·성과 나누고 정책모니터링 경과 보고도 28...

  • admin
  • 2019.11.29
  • 조회수 575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공유경제 비즈니스를 찾아서

[연속기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⑤ 상위 ‘유니콘’으로 성장한 주요 공유경제 기업 플랫폼 독점 지위 이용한 ‘착취’ 비판도 거세 한정된 잉여효용 대부분을 플랫폼 사업자 독식 캐나다 모빌리티 기업 ‘에바쿱’ 사례...

  • HERI
  • 2019.11.25
  • 조회수 539

“협동조합의 힘으로 예술인에게 창작의 기쁨과 여유를”

[예술인 프리랜서 협동조합 정책토론회] 주 52시간 준수가 화제가 되는 문화예술 노동 현실 법적 보호 사각지대에 방치된 ‘프리랜서’ 노동자 벨기에 ‘SMart’ 모델의 예술인 협동조합 대안 모색 계약·행정 대행하고 프로젝트 ...

  • HERI
  • 2019.11.25
  • 조회수 485

“포용적 경제는 영리와 비영리 기업 모두의 공동 과제”

[인터뷰] 바트 훌라한 비콥 공동설립자 2006년 설립된 미국 비영리기관 B Lab이 이끄는 ‘비콥’ 다양한 이해관계자 품는 ‘포용적 비즈니스’ 앞장서 제시 유니레버·파타고니아 등 3000여 개 기업이 비콥 인증 “확장성·진정성 ...

  • HERI
  • 2019.11.20
  • 조회수 610

소셜 벤처 생태계,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뿌리내릴까

[소셜 벤처 전문가 좌담회] 모호한 판별기준, 섣부른 정책 지원 등 현장의 생태계 혼란 불러온 ‘원인’ 꼽혀 “사회적 가치 측정과 평가방식 마련해야” “통계조사 통해 현황과 동향 점검 필요” 지난 13일, 서울시 중구 ...

  • HERI
  • 2019.11.20
  • 조회수 595

육아친화적 도시가 지속가능한 사회의 첫 걸음이다

[연속기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④ 3040세대 이동의 주된 요인은 육아·교육 문제 ‘좋은 보육 받을’ 권리도 지역 환경 따라 차별 적용 지방 소멸 막으려면 보육·교육 인프라 중심 둬야 살기 좋은 공동체 만들기 관점...

  • HERI
  • 2019.11.18
  • 조회수 515

“이제는 기분 따라 색깔 옷을 골라 입을 수 있어요”

‘2019 사회적경제 공모전’ 시상식 점자 의류 개발한 ‘사이누리’ 최고상 받아 옷소매에 정보 새겨 시각장애인에게 도움 97개 작품 접수, 15개 팀 아이디어 겨뤄 옷 색깔 고르기. 누군가에겐 매일 아침 자연스러운 일과이지만,...

  • HERI
  • 2019.11.18
  • 조회수 575

‘함께 사는 도시, 생동감 있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연속기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③ 세계 최고수준인 85.4%의 도시화율에도 자본의 논리 따라 도시 공간 재편된 현실 ‘모두를 위한 도시’ 핵심가치 외면한 것 실질적 주거권 보장 등 해결과제 산적 장기적으론 시민 ...

  • HERI
  • 2019.11.13
  • 조회수 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