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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⑤
상위 ‘유니콘’으로 성장한 주요 공유경제 기업
플랫폼 독점 지위 이용한 ‘착취’ 비판도 거세
한정된 잉여효용 대부분을 플랫폼 사업자 독식 
캐나다 모빌리티 기업 ‘에바쿱’ 사례 주목할 만
공급자·사용자 협동조합이 플랫폼·자산 소유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명제와도 맞닿아
CB Insights 블로그(www.cbinsights.com)에 올라온 기업가치 상위 10개 유니콘 기업. 노란색으로 표시된 기업은 공유경제 기업에 해당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시장조사 리서치 기관인 씨비 인사이츠(CB Insights)가 올해 8월 게재한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기업가치 상위 10개 유니콘 기업 순위 내에 위워크, 에어비앤비, 그랩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공유경제 기업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무려 140억~560억 달러(한화 기준 약 16조~6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2010년 이후 시장에 등장한 이들 공유경제 기업은 유수의 벤처캐피탈에서 연이어 거액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며 기업가치를 높여갔고,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른 시간에 글로벌화를 이루어 냈다. 대부분의 언론과 산업계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보여줄 신세계에 열광했다.

물론 우려 섞인 시선도 없지 않았다. 이들 기업이 실제로 자산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유휴 자산을 대여해 현금화하는 것뿐이며,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이해 관계자의 노동력과 이익을 착취한다는 등의 비판이 가해졌다. 그렇지만 이러한 목소리는 공유경제 기업이 창출해낼 것으로 기대되는 막대한 부 앞에서는 소리 없는 울림일 뿐이었다.

위워크 IPO 실패가 말하는 것

그러던 중, 지난 9월로 예정돼 있던 위워크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됐다. 외형은 고속성장을 거듭했지만, 손실이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돼 2018년에는 1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을 증명해 내지 못한 것이 기업공개 실패의 가장 큰 이유였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15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고, 경영 실패에다 도덕적 해이까지 한꺼번에 공격받은 창업자 애덤 뉴먼은 최고경영자직을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유경제를 표방한 주요 기업들에 대한 비판이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스>와 같은 주류 언론으로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공유경제 기업들은 단 한 번도 수익성을 증명한 적이 없으며, 이제까지의 추세를 볼 때 앞으로도 시장의 기대만큼 이익을 거두지 못할 것이므로 현재 그들이 평가받고 있는 기업가치가 허상이라는 것이 주요 논점이다. 하지만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비즈니스는 그 자체로 옳은 것이고 옳은 공유경제 비즈니스라는 주류 담론의 가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과연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하며 공정한 공유경제 비즈니스를 판단할 기준점들은 무엇이 돼야 할까?

공급자·사용자의 이익 좌우하는 플랫폼 사업자

우리가 처음 공유경제라는 호혜적 용어를 쓰기 시작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몇 가지의 핵심 개념들이 존재했다. △자원의 유휴 시간 활용도를 높여 잉여효용을 창출해낸다는 점, △사회적 관계망을 활용해 잉여효용 발생 빈도와 총량을 극대화한다는 점, △잉여효용의 반대급부로 발생하는 금전적 이익을 이해관계자들, 특히 재화와 서비스의 직접 공급자, 중개 플랫폼, 사용자들이 나누어 누린다는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주류 공유경제 기업들은 막강한 효율성을 자랑하는 중개 플랫폼 사업자들이다. 이들은 플랫폼의 승수효과와 효율성을 바탕으로 자원 공급자와 사용자에 대해 압도적으로 비대칭적인 협상력을 가지게 되고, 이를 활용해 플랫폼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꾀한다. 한정된 잉여효용의 대부분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배분되므로 자원 공급자와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효용(이익)은 매우 줄어들게 된다. 이것이 극단까지 치닫게 되면, 자원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공급자의 이익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이하로 급락하며, 사용자가 지불해야 하는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만약 이러한 ‘구조’ 자체를 받아들인다면, 공급자와 사용자의 이익 수준 자체가 플랫폼 사업자에 의해 결정되므로 잉여효용 배분율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자발적 개선 외에는 기댈 수 있는 곳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비즈니스 구조 자체를 바꾸어 내는 일이 필요하다.

소유권과 향유권이 일치하는 비즈니스 모델

위에서 언급한 비즈니스 구조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플랫폼 사업자의 플랫폼 소유권 독점과 이를 기반으로 한 협상력의 최대화, 그리고 그 결과로서 잉여효용의 비대칭적 배분이었다. 이를 혁신하기 위한 대안으로, 플랫폼의 소유권을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귀속시켜 자산의 소유권과 향유권을 일치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플랫폼과 자산을 협동조합이 공동체적으로 소유하는 방식이다. 수요자들이 지불하는 금전적 반대급부는 서비스 공급자와 협동조합에 배분된다. 이런 비즈니스 구조를 채택하게 되면, 플랫폼과 자산의 소유권자와 서비스 공급자 및 수요자가 일치하게 되므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과 배분 구조를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이와 같은 구조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바쿱(EVA Coop)의 사례를 살펴보자. 에바쿱은 2017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모빌리티 기업으로,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해선 서비스 공급자(운전자)와 수요자(승객)가 모두 협동조합에 가입해 조합원의 지위를 얻게 된다. 협동조합이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협동조합에 가입하는 즉시 플랫폼의 소유자이자 의사결정권자가 된다. 가상화폐 기반의 솔루션을 통해 수요자가 지불하는 대금은 협동조합이 설계한 수익 배분 구조에 따라 공급자와 협동조합, 재단, 생태계 지원 기금에 배분된다.

캐나다의 공유 모빌리티 기업 EVA Coop의 생태계 구조.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실험이 성공할 것인지, 또한 설령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왜곡된 비즈니스 구조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경제 방식의 사업 구조, 즉 소유권과 향유권을 일치시키고 그에 따라 플랫폼과 자산에 대한 의사결정 및 가격 결정을 공급자와 수요자가 주체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실험해 봄으로써 공급자와 수요자가 합당하게 누려야 할 권익을 찾아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합원·시민이 플랫폼 규칙 함께 정해야

‘소유권과 향유권이 일치돼야 한다’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제언은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명제와 맞닿아 있다. 교환을 비롯해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플랫폼의 규칙들(이익배분 구조, 사회공헌 방안 등)을 소유자이자 향유자인 조합원·시민들이 함께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공유경제 비즈니스의 경험치가 높아진 시민들은 이제 플랫폼의 거대 이익이 어디로 가는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플랫폼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지역의 자원과 재원의 선순환을 담보할 때, 공유경제 비즈니스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이나 실패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것은 그만큼 새롭게 만들어 갈 여지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혁신적 비즈니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와 지지가 한풀 꺾이고 비판적 담론들이 견제하기 시작하는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새로운 기회이지 않을까?

김영철 사회혁신기업 더함 이사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183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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