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엄’
‘하나누리’ 주최로 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려
북한 자립 역량 키우는 사회적경제 역할에 주목
“대자본 중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목소리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에서 전문가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동수 사회혁신기업 더함 대표, 이은애 서울시 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김재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 위원장, 조유현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원장, 이찬우 일본 테이쿄대학교 교수, 김해순 전 독일 괴테대학교 한국학 학과장, 김창진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경제 대학원장, 김영식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국장,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원장.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에서 전문가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동수 사회혁신기업 더함 대표, 이은애 서울시 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김재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 위원장, 조유현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원장, 이찬우 일본 테이쿄대학교 교수, 김해순 전 독일 괴테대학교 한국학 학과장, 김창진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경제 대학원장, 김영식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국장,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조성찬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 원장.

2016년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며 개성공단의 문이 닫혔을 때도, 지난 7월 북한이 한미연합 훈련을 이유로 우리 정부의 쌀 지원 의사를 거부했을 때도, 남북교류의 소중한 끈이 계속 이어져 온 현장이 있다. 함경북도 라선에 위치한 한 농촌 마을이다. 민간 남북 협력사업을 펼치는 사단법인 ‘하나누리’는 지난 2009년부터 이곳에서 농촌자립마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남한의 역량과 북한의 경험을 결합해, 북한 주민의 자립을 추구하는 사업이다.


사업 초기엔 직접 농장을 임차하고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식을 따랐다. 농사에 필요한 씨앗, 농약, 농기구 등을 지원했고, 현지 노동자한테는 식량을 월급으로 제공했다. 이러다 보니 북한 협동농장이 주체적인 경영 역량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하나누리는 기존의 직접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의지가 있는 북한 협동농장과 계약을 맺고 이들 협동농장이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쪽으로 사업 형태를 바꿨다. 계약이 끝나는 시점까지 일정한 자립 수준에 이르도록 지원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처럼 협동조합이 중심이 된 사회적경제 방식은 지속가능한 남북 경협에 하나의 새로운 출구가 될 수 있다. 마침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인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엄’ 행사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 청암홀에서 열렸다. 하나누리가 주최하고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관한 이 날 행사는 남북교류 관련 전문가와 시민, 학생 등 100여 명이 모여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남북 교류가 한층 활성화되기 위해선 대자본 중심의 인도적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기조강연을 맡은 이찬우 일본 테이쿄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협동조합 경험을 소개하면서 남북 교류의 대안이 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이 교수는 “협동조합은 북한에서 합법화된 사회적경제 방식이라 북한 주민들에게 낯선 조직이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보다 남한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북한과 협력하는 방식이 북한에서도 수용 가능한 남북협력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열린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하나누리가 주최하고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관했다.
지난 6일 열린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하나누리가 주최하고 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관했다.

콜택시, 24시간 배송도 잇달아 등장


사회적경제 방식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현재 북한 내부에선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진단이 이어진다. 인터넷 쇼핑몰 ‘만물상’, 내비게이션 ‘길동무’ 등 이미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콜택시, 음식 배달, 24시간 배송 시스템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북한에서도 편의성에 대해 지불하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사회적경제 방식의 남북 경협에 무게를 실었다. 운영과 자금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시장에 한국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힘을 보탠다면, 우리도 경제적 이득을 얻고 북한도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안이란 뜻이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이은애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은 “북한에 사적 소유를 기반으로 한 자본시장을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에서 사회적 소유제도나 지역 단위의 순환경제의 장점을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장점이 유지되면서도 북한에 있는 기회와 남한에서 이 기회가 필요한 시민들이 공동대응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민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영식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국장은 “남북 주민의 지속적인 만남이 지속가능한 남북교류의 핵심”이라면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남북 관계에 있어 경제적 접근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북한 사회를 바꿔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재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 전문위원회 위원장도 “사회적경제는 남북한 모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시장과 정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견인하는가는 결국 시민사회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사회적경제가 그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서혜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hyebin@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경제는 어렵고 재미없어요”…‘경제교육’, 해법을 찾아라

‘경제교육지원법 제정’ 10년 기념해 경제교육 방안 살피는 세미나 열려 정부, “‘생애주기 관점’ 시스템 구축 강화”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김정우·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하고 경제교육단체...

  • HERI
  • 2019.09.19
  • 조회수 24

“사회적경제로 남북경협의 새로운 물꼬를…”

‘2019 서울-평양 사회적경제 심포지엄’ ‘하나누리’ 주최로 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려 북한 자립 역량 키우는 사회적경제 역할에 주목 “대자본 중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목소리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

  • HERI
  • 2019.09.10
  • 조회수 94

‘최후의 안전망’ 기초법 제정, 기적 같은 일이었다

한국 복지역사 새로쓴 기초법 제정 20주년 맞아 시민사회·학계·정치권·정부 40여명 한 자리에 “다수가 화살 쏘고, 과녁을 그렸던 것 같다” “기초보장 걸림돌 부양의무자 폐지돼야” 목소리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20주년 ...

  • HERI
  • 2019.09.05
  • 조회수 123

“십시일반 시민 아이디어가 도시혁신 밑천이죠”

청년 활동가들 모인 ‘어반베이스캠프’ 보행공간 바꾸기, 원도심 기록 수집 등 “민관 잇는 도시혁신 가교 될 것” 포부 청년 도시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지난해 설립한 어반베이스캠프는 전주에 기반을 두고 도시 문제를 해...

  • HERI
  • 2019.08.19
  • 조회수 272

계속 진화하는 한반도경제론

뉴노멀 시대의 한반도경제 이일영 지음/창비·2만원 한반도경제(체제)는 낯선 개념이다. 저자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반도경제라는 것이 세계체제, 분단체제, 일국적 국내체제(남한, 북한)라는 세 개 층위로 돼 있고, 각각...

  • HERI
  • 2019.08.05
  • 조회수 356

'유럽의 병자’ 조롱받던 독일의 화려한 변신

독일의 일자리혁명-국가브랜드 1위의 비밀 이상호 지음/사회평론아카데미·2만원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의 전체 실업률은 지난 5월 기준으로 6.3%다. 체코가 2.2%로 가장 낮고 그 다음이 독일(3.1%)이다. 청년실업률만 보면, 독일...

  • HERI
  • 2019.07.19
  • 조회수 571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 퍼트리는 마중물 역할 하려면...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포럼] ‘성장보다 분배 중요’…국민 인식 변하는 중 일자리·양극화 등 해결에 공공 역할 중요 “중소 공기업은 투입할 자원 여력 적어,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협업 체계 마련해야” 5일 대전 컨벤션...

  • HERI
  • 2019.07.10
  • 조회수 722

문 대통령도 감탄한 ‘식용유 전등’…사회적 경제는 “희망의 열쇠”

5~7일 대전에서 제2회 사회적 경제 박람회 열려 지난 5일 오후 열린 ‘제2회 사회적 경제 박람회’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우리 삶을 바꾸는 사회적 경제’를 열쇠로 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전시 ...

  • HERI
  • 2019.07.08
  • 조회수 690

사회적 경제 한마당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 열린다

5~7일 사흘간 대전 컨벤션센터 등 개최 지난해 이어 두 번째 민·관 공동 행사 참여 부처 늘고 공기업·대기업도 참여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 전시·판매 예정 국내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2회 대한민국 사...

  • HERI
  • 2019.07.05
  • 조회수 679

“홀로 월남해 마음속 울림따라 구십평생 ‘내 길’ 개척해왔다”

[짬] 한국사회정보연구원 박보희 원장 올해 구순의 박보희 원장은 “형광등 불빛에도 눈이 아프고, 엉덩이가 약해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힘들다”고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출발의 의지를 키우고 있었다. 사진 김소연 수석연구원...

  • HERI
  • 2019.07.05
  • 조회수 655

“도약하라, 아시아 사회적 경제…사회혁신 파트너십으로”

【2019 사회적 경제 국제포럼】 아시아, 사회적 경제 임팩트를 넓히다 이해관계자들 협업의 장 제공하는 사회혁신 플랫폼 필요 사회적 가치에 바탕을 둔 정부 정책 실험이 뒷받침해야 정부 정책과 사회자본 연계할 수 있는 현...

  • admin
  • 2019.07.02
  • 조회수 659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다른 얼굴로 찾아올 뿐

2008년 금융위기는 신용망 붕괴 과정 ‘발화지’ 미국 넘어 세계로 불씨 퍼져 2012년 유로존 위기도 ‘한몸’으로 봐야 포퓰리즘 앞세운 위기 ‘변이’ 단계 붕괴-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

  • HERI
  • 2019.06.28
  • 조회수 637

지금의 20대는 부모의 20대보다 나아졌을까?

“한국의 청년은 행복한가?” 콜로키움 <보건사회연구> 편집위원회·보건사회연구원 공동 주최 고용·주거 불안, 빈곤에 고통받는 청년들 자살위험도 과거보다 5배 이상 높아 “전쟁과 같은 트라우마 있나 우려” <보건사회연구> 편집위...

  • HERI
  • 2019.06.28
  • 조회수 686

‘을들의 연대’ 머리 맞댄 노동자와 소상공인

최저임금 인상 놓고 ‘을들의 갈등’ 넘어서야 ‘일하는 사람들의 최저소득 보장 방안 좌담회’ 열려 한국노총·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주최 한국노총,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

  • HERI
  • 2019.06.24
  • 조회수 512

“정규직 노조가 먼저 비정규직에게 ‘연대의 손’ 내밀어야죠

[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김현정 위원장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간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박은경 ...

  • HERI
  • 2019.06.11
  • 조회수 579

“CIA보다 정보 많은 페이스북, 투명한 ‘데이터 윤리’ 필요”

[짬]유럽조사협회 라벤 사무총장 핀 라벤 유럽조사협회 사무총장. 사진 한국조사협회 제공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세요. 아마 미국 중앙정보국(CIA)보다 자료가 더 많을 겁니다. 하지만 데이터 관리에 대한 책임은 ...

  • HERI
  • 2019.06.07
  • 조회수 592

경사노위 위원장 "기다림의 1년, 애태움의 6개월, 분노의 3개월"

이창곤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 문성현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경사노위 3개월째 파행…멈춰선 ‘사회적 대화’ “1차 책임은 노동계, 2차 경총, 3차 경사노위” 사회적대화 외에 다른 방안 있는가 묻고 싶어 “중국...

  • HERI
  • 2019.06.05
  • 조회수 614

“일은 제가 살아가는 이유, 저의 자신감입니다”

SK ‘소셜 밸류 커넥트 2019’ 현장 중계 장애인 중 30세 미만 발달장애인 비중 64% 일선 현장에선 고용 꺼리는 분위기 여전 발달장애인 230명 고용 ‘베어베터’ 사례 눈길 “체계적인 고용 제도와 훈련 제공 필요” 지...

  • HERI
  • 2019.06.05
  • 조회수 585

“젠더 이슈 의제화는 성과…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여야”

‘문재인 정부 2년 성평등 정책’ 평가토론회 후보 시절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 “컨트롤타워 부재하고 관료들은 복지부동” “여성노동정책에서 보수정권 10년 답습” 우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 HERI
  • 2019.05.28
  • 조회수 567

문재인 정부, 사회적 경제 성공 해법은 ‘지역'에 있다

‘사회적 경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 민주연구원·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등 공동주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등 지난 2년 많은 ‘진전’ 평가 제도적 기반 마련 더디고 체감도 낮은 건 아쉬워 지역 현장에 뿌리내...

  • HERI
  • 2019.05.24
  • 조회수 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