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 재구조화의 새로운 방향’ 학술대회
지난 8일 연세대에서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 등의 주최로 ’복지국가 재구조화의 새로운 방향’이라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지난 8일 연세대에서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 등의 주최로 ’복지국가 재구조화의 새로운 방향’이라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복지 지출과 사회투자가 많을수록 사회 혁신성이 높아지고,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교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연세대 복지국가연구센터 등이 이 학교에서 연 ‘복지국가 재구조화의 새로운 방향’ 학술대회에서 “복지 제도 확충이 혁신성장의 최소 조건이며, 사회의 역량을 증진시키려면 더 많은 사회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사회투자는 지식정보사회로 발전함에 따라 중요성이 높아진 노동자 개인의 능력 개발을 돕기 위한 정책을 일컫는다. 초·중등 교육뿐만 아니라 대학·직업·평생교육 등이 포함되며, 노동시간 단축, 육아휴직, 보육 등 일·가정 양립 정책도 사회투자 정책의 일부다.

구 교수는 특허를 혁신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라고 보고,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등과 함께 2000~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특허 출원건수와 복지지출, 사회투자 등의 관계를 비교·분석한 연구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 연구에서 사회의 전반적인 복지 수준은 연구·개발(R&D) 투자, 교육 수준 등과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 교수는 “사회투자와 복지 지출은 연구·개발 투자의 한계효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대학이나 직업 교육이 잘 제공되는 사회일 경우 그만큼 구성원들의 능력이 향상되어 성장에 기여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는 사회일수록 개인이 이직이나 창업 등의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부담이 줄어들어 혁신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레이조 미티넨 핀란드 헬싱키대 교수도 “교육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향상해야 미래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교육을 혁신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꼽았다. 미티넨 교수는 학습능력이 형성되는 아동·청소년기의 교육에 특히 주목해 “읽기·수학 등의 학습능력을 키우기보다는 놀이형 교육을 통해 상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상력이 창의력 발달로 이어져 혁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닉 피어스 영국 배스대 교수는 한국보다 앞서 세대 격차를 겪고 있는 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의 복지 제도는 교육이나 사회투자보다는 연금, 주택 관련 정책에 집중됐다. 투표율이 높은 노인 세대의 관심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서다. 이에 더해 고령의 자산가 계층에게 유리한 재정 정책이 실시되어 54살 이하 세대의 소득과 자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정부 지출이 크게 줄면서 민간 소비가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자, 영국 정부가 주식 가치 하락과 주택 가격 하락 방지 등으로 소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피어스 교수는 “청년 계층을 위한 복지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채 현재의 제도를 유지한다면 2020년대에는 영국의 재정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글·사진 송진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연구원 jy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