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아미래포럼】 불평등, 삶의질 그리고 복지국가
“생계비관-돌봄 부담으로 ‘최악 자살률’,
현금급여 외 현물급여 확충해야”
“소득성장-최저임금 인상 전부 아냐, 
사회적임금 등 복지확대 함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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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아미래포럼 이틀째인 31일 열린 <불평등, 삶의 질 그리고 복지국가> 세션에서 이현주 보건사회연구원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이 발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18 아시아미래포럼 이틀째인 31일 오전엔 불평등한 현실을 타개할 근본적인 길이 복지국가에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공동주관한 세션 2 ‘불평등, 삶의 질 그리고 복지국가’에서다.

첫번째 발제를 맡은 이현주 보사연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은 ‘국가가 경제적으로 고속 성장을 해왔음에도 국민은 왜 불행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해법을 모색했다. 세계 최악인 자살률과 관련해 이 실장은 “생계의 어려움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장애인 가족이 있거나 부양할 노인이 있는 경우 등 높은 의료비와 돌봄에 부담을 느껴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며 공적 복지가 취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빈곤율은, 시장소득이나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생계유지에 꼭 필요한 의료비·교육비·주거비를 제외한 조정가처분소득으로 보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 된다. 최근 불거진 사립유치원 비리 사건이 극명하게 보여주듯, 공공의 영역을 민간이 주도하다 보니 이용자는 ‘을’이 되고 서비스의 질에도 문제가 생긴다. 더 큰 문제는 유례없는 속도로 늘어나는 1인가구로, 앞으로 ‘가구 내 돌봄’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이 실장은 이 문제를 풀려면 기본적인 사회서비스와 현물급여 확충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의료비·교육비·주거비 등의 지출은 가구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현금급여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에서 국민들이 힘을 모아 협상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 삶의 질을 높일 복지 기반을 확충하는 데 사회 전반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 비전, 즉 당면한 불평등 문제를 풀 방법으로 정부가 제시한 ‘혁신적 포용국가’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정과제지원단장으로, 이 비전을 만든 당사자다.

김 교수는 “미래국가의 경쟁력은 4차 산업혁명과 기술혁신에 대비해 사회의 포용성을 높이고 혁신 능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며, 그 두 축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선순환시키는 게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전부가 아니다. 사회적 임금, 현금급여, 현물 서비스 등 복지를 확대해 가처분소득을 올리고, 이를 통해 총수요를 늘리는 게 핵심”이며 “혁신성장 역시 규제완화뿐만 아니라, 인적·사회적 자본 확충을 통해 사회 전체의 혁신 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 개편안을 두고 최근 벌어진 ‘사회보험(국민연금) 강화냐, 기초소득보장(기초연금) 강화냐’ 논란을 두고는 “기초연금을 두배로 인상해도 노인의 상대빈곤율은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 이는 양자택일할 게 아니라, 둘 다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트 피킷 영국 요크대 교수(공공보건역학)는 영국 사례를 소개하면서, 건강 불평등이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