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 틀은

노사정에 한정되지 않고
미조직노동자-취약계층도 참여
양극화 해소 등 토론-타협해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리는 서울 새문안로 에스타워 앞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7대 입법과제 연내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리는 서울 새문안로 에스타워 앞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7대 입법과제 연내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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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적인 정부일수록 사회적 대화를 중시하는데, 문재인 정부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여러 정책적 난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노동존중 사회과 같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의미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이해관계자가 모여 다각적으로 대화하고 토론해 가는 것이다. 당장은 국민적 지지가 높은 정책이라도 실제 추진되기 시작하면 각 집단의 요구가 분출하고 이해가 충돌하면,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고 정책에 대한 저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를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회적 대화의 역사는 좌절의 기록을 써왔다. 당장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가 또다시 무기연기되면서 새로운 대화 기구로 관심을 모았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출범도 차질을 빚게 되었다. 90년대 말 외환 위기 이후 정부가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과정에서 노동이 들러리로 이용된 측면이 있고 이에 대한 노동계의 피해의식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울러 노동시장에서 노동과 자본의 조직적 이해 대변 수준이 낮고 대표성이 약하며, 노동계급의 집단적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정치가 미성숙한 점, 사회 전반에 걸쳐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매우 취약한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새로운 대화 지구를 지향하는 경사노위는 여러 측면에서 과거의 노사정위와 구별된다. 일단 기구의 목적을 ‘산업 평화 도모’가 아니라 ‘양극화 해소’ 로 잡아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사회경제적 의제를 풀어가려는 의지를 보인다. 다수결에 의한 합의가 아니라 협의를 목표로 하는 점도 차이이다. 합의의 압박에서 벗어나 충실한 협의의 틀을 지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러 업종별 위원회를 설치해 다층적 논의의 틀을 만들고, 참여주체를 확대해 개방성을 높였다. 이는 ‘노사정’이라는 표현을 걷어내고 ‘경제사회주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서도 드러난다. 박명준 경사노위 수석전문위원은 “새로운 대화 기구로서 경사노위는 불평등 해소와 포용성장이라는 결과 측면의 포용성, 노사정의 틀에 한정되지 않고 미조직 노동자, 취약계층 등 다양한 계층이 대화체제에 참여하는 과정 측면의 포용성 등 양 측면에서 포용적인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hgy421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