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청년실업과 88만원 세대

HERI 2011. 06. 27
조회수 9163
2009-02-24
“신자유주의 자식들”↔“보이지않는 저항”
[한겨레 시민포럼] 청년실업과 88만원 세대
한겨레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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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희망 만들기 한겨레 시민 포럼’이 열린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가운데)씨가 ‘빈곤의 덫의 복귀, 그리고 리짐(regime) 변화’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학 졸업 시즌이 한창이지만, 졸업생들은 졸업식장보다 강의실을 찾는다. 졸업을 일부러 미루는 학생도 적지 않다. 졸업 대목을 맞아 학교 앞을 찾은 꽃 상인들은 날이 저물 때까지 자리를 털지 못한다. 청년실업률 8% 시대의 단면이다. 최근 노동부는 올해 2월 졸업 예정자 4명 중 1명이 직업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청년에게 희망은 있는가?

24일 서울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3차 한겨레 시민포럼- 청년실업과 88만원 세대를 위하여’ 발제자로 나선 우석훈 연세대 강사(문화인류학과, 박사)의 답변은 절망적이게도 “없다”였다. 일단 청년을 절망의 나락으로 몰고 있는 ‘세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우 박사는 이 세력을 ‘엄마 동맹’이라고 이름 붙였다.

우 박사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엔 정치군인과 재벌, 관치금융으로 구성된 개발동맹이 있었다면, 현재는 대치동과 도곡동 언저리에 있는 ‘엄마 동맹’이 존재한다”며 “엄마 동맹은 초등학교까지 경제교육을 밀어붙이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과 현 정권의 지원 탓에 갈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제일주의가 현재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으며,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는 잠재력마저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우 박사는 ‘엄마 동맹’에 저항하는 힘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구개발동맹과의 싸움을 ‘민주화’라고 불렀지만, ‘엄마 동맹’과의 싸움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는 저항세력이 돼야 할 20대들이 정신은 물론 몸까지 신자유주의적 습성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대를 ‘신자유주의의 자식들’이라고 규정한 우 박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서로 연대의 정신을 발휘해야 하지만 이런 경험이 없는 탓에 20대 임금을 낮춰서 또다른 20대의 인턴 비용을 마련하는 이상한 ‘일자리 나누기’조차 별 무리 없이 정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또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은 금융위기를 맞아 국가의 개입을 강조하는 케인스 사상을 기본으로 해 호혜성의 가치가 가미된 새로운 국가체제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스스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보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신개발동맹을 막고 새 시대를 자체적으로 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 소장은 “과거 세대와는 달리 공익적 가치와 기업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등에 관심을 갖고, 실행에 옮기는 청년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희생을 담보로 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내세우지는 않지만 기존 세대의 삶과 다른 삶을 살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보이지 않는 저항”이라고 표현했다.

이 소장은 “지금은 대안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 서론과 초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자, 청년에게 답을 주려기보다 어떤 질문을 던질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새로운 희망을 스스로 찾아가는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탐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청년에게 단순한 일자리, 임시적인 수입을 챙겨주기보다 과거 세대와 다른 오늘날 청년 세대의 특징과 욕망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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