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리뷰
[헤리리뷰] Special Report

평가 대상 기업 111곳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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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형은 세계적 수준…사회책임 실천은 각양각색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올해 처음으로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11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회책임경영 수준을 글로벌 기준으로 평가했다. 평가 대상 기업들은 이번 편입으로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췄지만, 사회책임경영 수준에서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 기업 중 21곳 추려

◎ 수상기업 및 모범기업 선정

한겨레경제연구소는 111개 기업을 5개 분위로 나누어, 그중 상위 20% 점수(1분위)에 해당하는 21개 기업을 글로벌 CSR 모범기업으로 우선 추렸다.

 

제조업 중에는 기아자동차,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에스디아이(SDI),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하이닉스반도체,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엘지화학, 엘지디스플레이, 엘지전자, 에스케이에너지, 에쓰-오일 등 16곳이 포함됐고, 서비스업에서는 대구은행, 대우증권, 동부화재, 삼성카드, 케이티 등 5곳이 해당됐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이들 글로벌 CSR 모범기업 21곳을 후보군으로 삼아, 모든 업종과 영역을 통틀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기업 1곳(포스코)을 종합 대상으로 선정했다. 제조업(한국가스공사)과 서비스업(케이티) 각각의 최고 점수 기업을 업종 대상으로 선정하고, 환경·사회·거버넌스 세 영역별로는 각각의 최우수 기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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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영역별 평균점수 비교

 

◎ 국내 기업들의 CSR 수준

 

이번 평가의 대상인 111개 한국 기업은 모두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글로벌 기업들이다. 따라서 국제 수준의 경영 관행을 국제 투자자와 구매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곳이다. 사회책임경영은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기업이 갖춰야 할 당연한 핵심 경영 요소다.

 

그러나 이번 평가 결과, 전체 111개 글로벌 기업 간에 사회책임경영의 수준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으로 매긴 평가 결과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70점을 넘었다. 20점 이하를 받은 기업도 8곳이나 됐다.

 

이는 아직도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사회책임경영의 국제적 평가 관행을 전혀 알지 못하거나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스탠더드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행하지 않거나 공시 등을 통해 해당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사회책임투자자의 해당 항목 평가에서 0점으로 처리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종소비재 기업일수록 높은 점수

 

◎ 영역 및 업종별 평가

 

각 영역과 업종별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111개 기업의 영역별 평균 점수를 보면 거버넌스가 49.6점으로 가장 높았고, 사회와 환경 쪽 평균 점수는 각각 41.9점과 35.8점에 그쳐 환경 영역의 점수가 가장 낮게 나왔다.

 

다만 글로벌 CSR 모범기업군에 속한 기업 21곳은 예외여서, 환경 영역 평균 점수가 66.9점으로 거버넌스(64.1점)나 사회(63.8점)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환경 영역 점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은행업종의 경우 평가 대상 8곳 가운데 한 군데를 빼고는 모두 환경 영역에서 최하등급인 5분위에 속했다. 보험·증권 등이 포함된 일반 금융업에서도 기업 10곳 가운데 2군데를 빼고는 모두 환경 영역에서 최하인 5분위에 속했다.

 

서비스업의 환경 영역 평가가 낮게 나온 것이 주요 특징이었다. 서비스업 기업 45곳 중 환경 영역에서 60점 이상을 받은 기업은 2곳뿐이었으며, 절반이 넘는 29곳이 사실상 환경경영이 없는 수준인 20점 이하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제조업은 60점 이상이 18곳이나 됐고, 20점 이하 또한 서비스 업종보다 훨씬 적은 19곳에 그쳤다. 이는 금융회사를 비롯한 국내의 서비스기업들이 여전히 환경경영을 소홀히 하고 있거나 환경경영을 제조업의 몫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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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영역 성과의 업종간 비교

 

환경 영역의 점수 차이는 그대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체의 격차로 반영됐다. 제조업의 경우 거버넌스·환경·사회 세 영역이 40점대로 비슷한 수준을 보인 반면, 서비스업은 환경(25.5점)·사회(43.3점)·거버넌스(51.8점) 각 영역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환경 영역의 이런 점수 차이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가 글로벌 CSR 모범기업 21곳 중 서비스업이 5곳이고 제조업은 16곳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 소비자에게 직접 브랜드를 알리는 기업일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 특성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자동차업종에서는 완성차업체가 부품업체에 견줘 현격하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판 아닌 투자 활용 자료로 엄격히 평가

 

◎ 한계와 전망

 

이번 평가는 국내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수준을 글로벌 기준으로 심도 있게 살펴보았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특히 흔히 사용되는 평판 데이터가 아닌, 투자자가 투자의사 결정에 사용하는 데이터를 놓고 평가했다는 데서 차별성 있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사회책임투자지수 구성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모범기업’ 집단을 구성했다는 것은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 간의 우열을 가려보았을 뿐, 최종 경쟁자인 국외 글로벌 기업과의 비교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한계이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realmirror@hani.co.kr

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어떻게 평가했나

 

환경·사회·거버넌스 3개 영역별 심사

2009 글로벌CSR 평가는 올 9월 말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한국기업 111곳을 대상으로 2단계로 나눠 진행하였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한국기업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이 예고된 9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석 달 동안 평가 작업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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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CSR 대상의 심사위원들이 12월1일 한겨레경제연구소 회의실에 모여 수상자 최종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1단계에서 한겨레경제연구소는 파트너로 선정한 영국의 아이리스(EIRIS)와 한국시에스아르평가(KOCSR) 쪽에 해당 기업에 대한 자료 수집과 기초 평가를 의뢰하였다. 아이리스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사회책임경영(CSR) 분야의 독립조사기구로, 세계 유수의 펀드매니저와 자산투자사에 환경·사회·거버넌스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대상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단계 평가는 평가대상 기업이 공개한 2008년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연차보고서 뿐 아니라 회사 홈페이지나 각종 공시를 통해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들이 조사 대상이 됐다. 따라서 재무성과를 주로 다루는 연차보고서만을 발행하거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하더라도 해당 자료의 공개가 구체적이지 못한 기업들은 평가 점수를 낮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평가영역은 아이리스 모델에 따라 환경·사회·거버넌스 등 3가지 핵심 영역으로 구성했다. 각 영역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의 사회책임과 관련된 세부 이슈들을 포함한다. 3가지 영역의 세부 이슈는 아이리스의 평가 모델을 기초로 정책, 시스템, 보고 등으로 구분하고 그 대응 태도와 실제 운용 수준을 평가해 각각 ‘Advanced(5점)’에서 ‘No evidence(1점)’의 5점 척도로 점수를 매겼다. 이렇게 산출되어 나온 각 세부 이슈별 점수를 합해 3개 영역별 총점을 구한 뒤, 이를 만점으로 나눈 최종 점수(최종획득점수/획득가능점수)를 비율로 표시했다. 3개 영역의 통합 최종점수 또한 마찬가지 계산 과정의 백분율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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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스 기업평가 영역 및 세부지표

 

2단계 최종 심사는 1단계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6인의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였다. 심사위원회에서는 환경·사회·거버넌스 등의 영역별 세부 항목의 타당성을 재차 검토하고 최종 우수기업을 선정하였다. 111개 전체 기업 가운데 우선 수상후보자들(모범기업군)을 고르고 그 중에서 3개 영역의 종합 최고 점수를 받은 기업에 대상을 수여하였다. 수상후보군에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서는 최근 3년 이내에 환경·사회·거버넌스 관련 이슈에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될만한 네거티브(negative) 사례가 있는지를 검토하였으며, 대상 후보 기업의 경우 각 영역에서 모두 60점이 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영역별로 최고 점수가 같은 기업이 여럿일 경우에는 모두 수상자로 인정했다.

 

 

 

한겨레경제연구소 이현숙 연구위원 hslee@hani.co.kr


 

심사 총평

 

수상업체들, 세계적 기업과 어깨 견줄만

 

금융사 환경 인식·대응 수준 개선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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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찬 한국윤리경영학회장·인하대 교수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21세기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전략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국내외 고객과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와 책임을 인정받을 때 유지될 수 있다. 영국 종교기관들에 의해 설립된 아이리스(EIRIS)는 25년 동안 전세계 3000여개 기업의 자료를 글로벌 금융기관, 연기금, 펀드매니저, 종교기관, 재단 및 소비자단체 등에 제공해온 세계적인 조사기관이다. 한국 기업의 데이터는 아이리스의 한국 파트너인 한국CSR평가의 평가를 거쳐 아이리스 쪽에 전달되고 있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아이리스와 한국CSR평가의 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FTSE에 편입된 111개 한국 기업의 환경·사회·거버넌스 성과에 대한 계량화 평가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계량화 평가점수를 바탕으로 심사위원회에서는 종합대상, 제조업 대상, 서비스업 대상 및 영역별(환경·사회·거버넌스) 최우수상을 2개 기업씩 선정하였다. 사회 영역에서는 동점이 나와 3개 사를 선정하였다. 사회적 책임과 환경 경영의 실천 노력과 의지가 각별히 뛰어난 대표 기업을 엄선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모두 따라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으려 했다.

 

심사 결과, 세 영역 각각에서 국내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수준이 세계적인 기업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금융기업의 경우 환경 이슈에 대한 인식과 대응 수준이 많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상자로 선정된 기업들은 세계적 기업에 뒤떨어지지 않는 지속가능성 수준을 보여주었다.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올해 첫발을 내디딘 한겨레신문의 글로벌 CSR 대상이 연륜을 쌓으면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신뢰성 있는 좌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심사위원장 박기찬 한국윤리경영학회장·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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