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의 눈    시민경제 • 민생 이슈 현장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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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뒤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은 크게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5년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를 보면, 1998년 약 3200억원(147개사 기준)이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이 2012년에는 3조2500여억원(234개사 기준)으로 15년 만에 10배가량 증가했다. 양적으로는 급팽창하는 추세다.

기업 소득의 증가와 함께 사회책임경영(CSR)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높아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2013년 이후에는 이런 추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13~2014년 2년 연속 사회공헌활동 지출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2014년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지출 총액은 2조6700여억원으로, 2012년 3조2500여억원에 견줘 17.8%나 줄었다. 원인은 뭘까?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의 경영난 탓이 가장 클 것이다. 또 의료시설 건립 같은 대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영향도 있다.

기업 쪽에서는 사회공헌활동이 기존 양적 성장 방식에서 탈피해 내실화와 전문성을 다지는 질적 성장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한다. 전경련은 사회공헌백서에서 몇가지 근거를 들었다.

우선 기업 임직원의 사회공헌활동 참가율이다. 백서를 보면, 2014년 기준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가량(52.7%)에서 임직원 두명 중 한명꼴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전담조직을 두고 있다는 곳도 전체의 85.7%에 이른다.

사회공헌활동을 외주화하는 대신 내부 임직원 참여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애초 사업 목적과 연계된, 이른바 ‘업(業) 연계형 사회공헌활동’의 비중도 커졌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나 일회성 봉사활동이 아닌 기업이 가진 유·무형 자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2014년 전경련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 두건 중 한건은 업연계형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의 상시 활동으로 내부화하면 비용은 줄고 효율성은 높아지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의 부실화를 초래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우선 자발성이 문제다. 기업 내부 봉사조직이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성됐다면 사회공헌활동의 질적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업연계형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적 수요와의 불일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기업 자체의 전문성에 기반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면 정작 잠재적 수혜자의 요구는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자 중심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시혜가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존재 가치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기업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이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CSR 팀장 jkseo@hani.co.kr



등록: 2016-01-14 20:44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263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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